나이가 들수록
보이는게 많아서인지
아니면 시선은 더 멀리까지 닿지만
시야는 좁아져서인지
관계의 삐그덕거림이
점점 위험한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윤활유를 뿌린다는게
자칫 휘발유가 되기도 하고
경첩을 새 것을바꾸느니
문짝을 새 것으로 바꾸는게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판단이 서질 않을 때가 많다.
자칫 색안경을 끼고 보면
주위엔 아군인척 하는 적군 뿐인 것 같고
내가 색안경을 쓰고 있음을 자각하고
안경을 벗으면 눈이 시릴만큼 부실 때가 있다.
안경을 쓸 수도 벗을 수도 없는 그런 상황들..
이걸 진퇴양난이라고 하나...?
사자성어는 어디에 같다 붙여도 참..때깔이 좋다.
사대주의도 이런 사대주의가...
지금 인삼팬더 그러니까 인삼벤쟈민이
무슨 이유인지 자꾸 잎을 우수수 떨구고 있다.
어머니와 난 5만원 남짓 주고 산
이 하찮은 식물 하나가 잎을 떨구는데
예의 주시하느라 작은 피로감을 느끼고있고
담부턴 싸구려 고무나무나 키우자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
1년넘게 비좁은 철제우리안에서만 지내던
기니피그 두마리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
그 넓은 베란다를 운동장처럼 내주었는데도
뭐가 불만인지 기분좋게휘파람을 부는 시간보다
먹을 것을 안가져다주면 대놓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그렇다고 원할 때마다 먹이를 줄 수도 없고...
기니피그는 하찮아서 편하게 키울 수 있을줄 알았는데
세상엔 쉬운 일이 없다.
너무 정을 줬더니 얘들도 주인이 안나타면 외로운건지...원참나..
우수수 잎을 떨궈도 아직 많은 잎들이 남아 있듯이
오랜시간에 걸쳐 우수수 떨궈진 사람들을 제해도
여전히 기본적으로 낯간지럽지 않을 수의 사람들이 남아 있는데
언제 어떤식으로 또 새롭게 관계가 정리될지
가끔은 무슨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
세상 사람들은 그게 누구일지언정
똑같은 생각을 한다.
항상 자신이 남보다최선의선택을 하고 있고
관계에서 자신이 언제나 조금씩 먼저 양보를 한다고생각하고...
하지만 분명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
바보가 최선을 다한다는 건 위험한 짓일 수 있다는 것과
그런 바보를 상대할려면 같이 바보인척 해야 한다는거....
바보들 사이에선 바보가 아닌 사람이 바보라는 말.
매번은아니지만 상당히 꽤 자주 느끼게 된다.
근데 난 바보가 아니라는 확신..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글쎄, 하나님이 주신 감사한 선물이라생각하고 싶다.
단, 오만함이 아니길 바랄 뿐이지...ㅎㅎ
P.S 1. 바보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정신지체 장애우를 일컫는게 아님을명시하는게 예의겠지...
2. 작은 접촉 사고를 우려해 조심운전하느라 긴장하는 내모습과인생이 어찌 그리많이 닮았는지...
3. 어떻게 하필 진원이를 만나고 들어온 날 이글을 쓰게 되서 만일 하나 진원이가 내 블로그를 찾는다면
오해할 수도 있겠다. 아고 진원아..오해마라...넌 나의 베스트 프렌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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