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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일요일 오후~


욕실 바닥 청소를 시작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타일 사이의 흰색 점토에 때가 끼기시작하면 끝이 없는데

청소란 것도 맘먹고 할려면 못하고 확~꽃힐 때 해버려야 해서

시작한게 교회에 자칫 늦을 뻔 했다.

3시 30분 예배를 드리는데 신앙이 종교가 되면 예배드리기도 힘들고

신앙을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말씀이 마음에 꽤나 와닿았다.

잠시 이런 저런 상념에 빠졌다가 갑자기 지난 번 그년 일로

울화가 확~치미는데 음...교회와서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마음을 다잡는데 꽤나 노력을 해야했다.

이 죽일 놈의 울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는게 헌금 바구니를 놓칠 뻔 했다.

날씨도 더운데 열을 가라앉혀 줄 시원한 커피 한 잔이 필요했다.

스타벅스는 교회근처에 세군데가 넘게 있지만 410번을 타고

한양대로 향했다.

미스터피자 앞 건널목에서 파란 신호를 기다리는데 햇볕이 무지 따가워

전신주 기둥 사이에 숨었는데 그림자가 웃겨서 한 컷.

머리가 안가려지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도..

한양대 정문쪽이 정리가 되면서 이렇게 시원한 분수도 가동중이다.

그저 물을 뿜는 분수가 아니라...자신의 분수에 대해서 신중하게 반성하는 사람들이 되길..

그년도 분수를 알아야지...
어디서 수작에 작전에 사기를 칠려고...


화가 가라 앉질 않아서 심장이 콩당콩당 뛴다. 시원한 커피가 들어오니 좀 살 것 같다.

302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 커피를 들고 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데

배차 간격이 벌어졌는지 10여분 동안 다 마시는데도 버스가 오질 않아 어쩜 다행이다.

어디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참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세상..

노무현 전 대통령 등뒤에서 바라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죽일 사람이 되고

이명박 대통령을 등지고 바라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 한심한 전직 대통령일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 한쪽 편으로 갈라서지 말고 가운데 모여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아마 소설이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상향...그러니까 유토피아를 꿈꾸는 바보들의 이야기 일테다.

같은 편에 속한 것 같은 가족들도 참 머리통 커지면 남만도 못한 적이 될 수도 있음이 안타까운 세상이다.

세상에 적으로 사는 가족들이 어찌나 많은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한산한 도로위에 보여진 교통사고의 흔적.

꼭 대형 쥐새끼 한마리라도 다친 것 마냥 희한하게도 그려놨다.

아마 오토바이 사고 같은데 내가 이래서 운전을 싫어한다.

내가 아무리 신호를 잘 지켜도 무서운 오토바이족이나 막무가내 택시들과 원치 않는 스킨쉽이라도 할까봐

겁이 난다. 여기서도 생각은 갈리겠지...그들은 치열한 삶을 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옹호주의자들...

근데 내 눈에는그냥 한 번 슬쩍 박히고 들어 눕는 사람들이 더 정답인 것처럼 보인다.

휴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꽉 찼다. 한양대 정류소에서 올라 탔을 때 맨 뒷에 한자리가 보인다.

어찌나 다행스럽던지...신형 버스의 손잡이가 참 무슨 장식물처럼 각을 지어 가지런하다.


4:30분에 끝난 예배가 어쩌구 저쩌구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어 간다.

음..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서 좀 귀찮기는 하다.

습도가 낮아 끈적거리지는 않지만 더운 날씨다.

목이 말라 수박을 먹다가 동키 동크가 생각이 났다.

의외로 수박은 껍질을 안먹고 수박 알맹이를 좋아한다. 단맛을 아는겐지..

그래서 빨간 속살을 좀 많이 남겨서 가져다 주었더니 좋아한다.

쳐먹을 때만 반기고 다 먹으면 쏙 들어가버리는 나쁜 자식들...ㅎㅎㅎ

음..

맘 단단히 먹자.

안그럼 또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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