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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진눈깨비 내림

바람도 심하게 불고
진눈깨비는 날리고
떨어지지 않는 감기에 코는 막혀도
주말인데 만나자는 누군가의 연락은
이럴 땐 절대 오질 않는다.

청춘이 좋았던 건
10분마다 출발하던 옛 버스터미널 버스처럼
연달아 울리는 친구들 전화벨 소리에 지갑 속 부족한 용돈이 걱정스러울지언정 외로울 틈이 없었다는 것.

지금은 지갑에 놀고 있는 배춧잎 서너 장
기꺼이 술 한 잔 살 수 있는데
죄다 바쁘고 죄다 피곤하고 죄다 와이프 허락 없인 움직이질 못 한다.

인생이란 그런 거 같다.
항상 완벽하게 채워지지 않는다.
더더구나 외로움 쓸쓸함이란 공간을
내가 채우지 못하고 남이 채워주길 바라는 순간 자칫하면 옆에서 잘 놀고 있는 행복을 발로 차버리게 된다는 거.

즐거운 일은 자꾸 드물고
몸은 옛날 같지 않은데
학생도 아닐진대
뭔가 해야 할 숙제는 항상 쌓여있는 느낌이다.

엔돌핀이 좀 돌아야 감기가 떨어질 거 같은데 엔돌핀은커녕 스트레스와 독한 감기약만이 몸속을 헤치고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