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을 만끽한 틈도 없이
살짝 스쳐가는 행복들이 너무 많아.
맛봤으니 이제 그만 뱉어내라는
잔인한 큰소리가 들려.
어째 기쁨은 오래 머물지를 않네.
좋았던 날들
좋았던 사람들
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쭈글쭈글한 행복 껍데기만
손에 쥐고 살아.
내거 하나 없이
다 빌려 사는 줄 알았으면
너무 아끼지 말 걸.
망쳐질까 두려워 벌벌 떨며
시간만 축냈었지.
뒤돌아 보고 내려다 보며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다행스럽다가도 금세 한숨이 나오네.
내려 가는 길 쓸쓸하지 않게
어디 말동무 해줄 사람 없을까?
산다는 건 힘든 일이야.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만
그게 어디쯤인지 언제쯤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지.
그냥 모른 척 사는 수밖에.
나 감히 행복했었다 말할 수 있을까?
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았나?
뒤집을 수 없었던 질긴 천성의 고통,
내 기도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던
돌아선 하나님 등뒤에 소리쳐 따져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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