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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SNS 시 한 수 '풍요 속 빈곤'


문득 촛불을 켜서
불멍을 하고 싶었던 어느 날 밤.
운좋게 생일 케이크에 쓰다 남은
생일초를 서랍에서 찾았죠.

불을 붙여야 하는데
성냥이 있을리가 없네요.
급한대로 라이터를 찾으려니
담배를 피지 않는 집에는 어불성설.

옛날 같으면 가스레인지로
얼른 달려 갔을 텐데
식어버린 내 열정이 타오르지 않듯이
하이라이트에는 불이 붙지 않아요.

아~안타까운 불멍타임을 날리고
답답한 맘에 창문을 여니
거리를 걸으시는 어느 아재의
손등에서 빛나는 담뱃불이 영롱하네요.

저기요 아저씨 담뱃불 좀 빌려주실래요.
혼자서 조용히 중얼거렸어요.
내일 나가서 라이터를 살까요?
아니면 성냥을 사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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