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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불멍중...현장 라이브? AND 구식 캠핑의 추억 소환.

호캉스 좋아하는
마눌과 자식스키가 안 따라온
지인 덕택에 캠핑 또 따라와서
불멍중입니다.

저는 뭘 할 줄 몰라
음식만 축내고 있어
데려가줌이 감사한 캠핑.

내일 돌아가는 길에
고기듬뿍국밥이나 쏴야겠어요.


고기도 굽고
소시지도 구웠는데
제 입맛엔 라면하고
과자하고 콜라가 젤루 맛나네요ㅋㅋ.
왜 야외 나오면 라면과
콜라가 더 맛있는지...
입이 싸구려라 그런가벼유.

와인도 저렴한 거 하나 들고 왔다는데
스텐 머그잔에 마셔도 꽤 맛있네요.
맥주 보다 와인이 확실히 기분내는데는
도움을 준답니다.
담에 또 불러주면 그땐
내가 몬테스 알파 정도는 들고 올게ㅎㅎ.
(실은 저 와인맛 구별 못 함ㅋ)

옛날엔 잠자리 불편하다고
야영하는 캠핑이 별로 였는데
이것도 해보니
개인적으로 잠자리가 바뀌면
잠 잘 못들어 불편한 거 빼고는
오토캠핑이라 차안에
장비도 없는 거 없이 다 있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크게 불편한 건 없는 거 같아요.

지금 시간 10시 01분
머리맡에 비상용 꽈자 하나랑
오로나민C 나뒀는데
이따가 11시쯤 호로록 츠묵구
잠을 청해 봐야겠어요.
지인은 눕더니 그새 코를 고네요.

캠핑이 즐거운 이유 중에 하나가
이렇게 한가하게 휴대폰 들고
노닥거릴 수 있어
잠깐 잠깐 지루했던 옛날 캠핑하곤
다른 거 같아요.

전기도 릴콘센트로 끌어다 쓰고
옆에 매점도 잘 돼 있고
화장실 샤워장 잘 되어 있고
계곡엔 발 담글 수 있고.

문득 중2때
바다 바다 노래 부르는 절 위해
부모님이 옛날 그 무거운 텐트에
음식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고속버스타고 떠났던
경포대 바닷가가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서
짜증을 자꾸 내셨는데
어린 저는 아버지 짜증을
이해 못 해
다시 서울로 가자고 심술을 부렸었거든요.

옛날 텐트는 엄청 무거웠는데
그 무거운 텐트에 음식에
장비를 배낭으로 짊어지고
고속버스 4시간을 타고
땡볕 바닷가에 잘 안 쳐지던
텐트와 씨름한데다가
습하고 더운 4인용 텐트에
다닥다닥 붙어서 잘려니
예민한 아버지가 잠은 안 오고
찌증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으셨겠죠.

지금은 이해가 되는데
그땐 바닷가 기쁘게 놀러와
짜증내는 아버지가 야속하기만 했었죠.

다행히 어머니께서
이튿날 주변 여관을 급하게
바가지 요금으로 구해서
아버지를 여관에 모신
두 번째 날부터
바닷가의 평화는 찾아 왔지만
경포대 바닷가 여름 수온이
그렇게 낮으리라고는 미처 몰라서
수영은 딱 한 번으로 끝내고
돌아왔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이나 그때나 급똥에 시달리는
저는 아칭에 화장실에 줄을 선
사람들에 기염을 하고
엄마 엄마
나 급해 죽겠는데
화장실에 줄이 너무 길어~~
발을 동동 구르니
어머니께서 저기 보이는
야산에라도 올라가 봐~~~
그래서 미친듯이 올라갔는데. ...
..
.
.
.
.
.
야산은 이미 똥밭이었다는ㅠㅠㅠ.

그래서 제 첫 캠핑이자
가족들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캠핑은
아버지의 DOG고생과
나즈막한 야산에는 어디 한군데
여유가 없는 똥밭이었다는 사실.
여름바다인데도 경포대는
저수온으로 수영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사실.,.요게 뇌리속에 깊이 박힌
추억이 되어 버렸답니다.

흐흐...

옷에 달라붙은 먼지처럼
세월에 너무 많은 추억이 달라붙었어요.

오늘
8월 13일의 캠핑도
훗날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