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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새벽 빗소리.

세상엔 많은 부러움들이 있습니다.

뭐 말하면 입 아플,
부자인 사람,
잘생긴 사람,
키 큰 사람,
건강한 사람 등등등...

저는 여러 부러움 중에 하나가
어떤 최악의 조건에서도
머리만 대면 잘 자는 사람들입니다.

의외로 버스안에서, 비행기 안에서
나 좀 자야지 하면
금세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가며
잘 자는 지인들을 보면
은근 부럽답니다.

겨우 1시간쯤 눈을 붙였나 싶었는데
잠결에 두두둑 두두둑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쫄보인 저는 계곡 옆인데
강물 범람하는 거 아니야?
비 많이 오면 릴콘센트
감전되는 거 아냐?
공포(ㅋ)에 떠는 중에
지인이 잠에서 깨어
비가 오는데도 바깥을 점검하고
오더니 이 정도 비는 괜찮다고
저를 안심시켜 주네요.

그러더니
간사한 사람의 마음은
두려움의 빗소리가
낭만적인 백색소음으로 바뀌기 시작해서
아파트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새벽 빗소리로 변신하여
조금 즐길 수 있게 되었답니다.

너무나 편하고 익숙한 집구석을
잠시 떠난 지금
오줌이 마려운 걸 참고 있으려니
옆에 화장실이 있는
집구석이 급 그리워집니다ㅋㅋ.

화장실까지 걸어가기가
꿈만 같은
비오는 새벽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