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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이태원 더듬더듬, 추억 덧없음덧없음.

1. 뮤지컬 배우 이태원

어찌 보면 제 인생에서 첫 비싼 돈 주고
본 뮤지컬이자 가수발성배우 뮤지컬에서
성악발성 뮤지컬로 넘어 가게 된 명성황후의
초대 히로인 이태원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명성황후 초연 당시 소름돋는
가창력으로 뮤지컬 명성왕후를
널리 알리신 분이시요.

홍장군과의 애절한 썸도 좋았고
마지막 피날레에서
동녘 붉은 해 동녘 붉은 해
스스로 지켜야 하리~~~
그 장면은 지금도 생각하면
팔에 닭살이 돋습니다.

이 뮤지컬의 첫 캐스트 배우가 그 학력위조
윤모 배우였다는 사실 아시는 분 계시나요?
앵앵앵 그 목소리로 ㅠㅠㅠ.


2. 1991 이태원

솔직히 제가 이태원을 처음 가본 건
친구들이 야한 클럽이 있다고
가자고 꼬드겨서 처음 가게 됐어요.

무대 주위로
테이블이 잔뜩 있는 클럽이었는데
한복을 입은 무희가 나와서 춤을 추다가
하나씩 하나씩 옷을 벗으면서
나중에는 다 벗은 몸을 한복 속치마로
살짝 가리고 테이블 두어군 데를
돌아다니며 맥주를 따라주면
손님들이 그 당시 만원짜리를
가슴에 꽃아 주던 그런 저렴한 쑈를
하던 곳이 이태원에 많았었답니다.

그때 무희가 우리 테이블로 올까 봐
고개도 못 들고
야~~우리 테이블 오면 어떡해?
어떡해?
친구들끼리 겁 먹었던 기억이 나요ㅋㅋ.

자랑할 추억거리는 아니지만
한 친구 꼬드김에 너덧명이
신나서 따라 나섰던 이태원과의
첫만남은 그랬었답니다.
그땐 지하철도 없던 시절ㅠㅠ

무희(舞姬): 옛날엔 댄서를 한자어로
무희라 그랬답니다ㅋㅋ.


3.가수 이태원.

솔개라는 노래 아실랑가요?
저는 여인아란 노래도 참 좋아했어요ㅋㅋ.

https://youtu.be/88EQOyglTNM

https://youtu.be/lv5YMOev0Jg



4. 2021 이태원

6호선을 타고 이태원역에 내렸습니다.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외국인들이
에스컬레이터에 주욱 늘어서서
오르내리던 옛날 모습은 어디가고
승하차 하는 사람도 별로 없네요.

어디로 나갈까 하다가 4번 출구로 나서는데
이태원의 터줏대감 해밀턴호텔이 보입니다.
옛날에 저기 2층인가에 24시간 하는
KFC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0년에 타코벨이 한국에 재진출하면서
화려하게 리모델링 오픈했던 건물이
지금은 통째로 비어서 임대 및 매매라는
현수막이 을씨년스럽게 붙어 있네요.

이태원의 메인 건널목 같은
해밀턴 호텔앞 사거리 건널목입니다.
옛날 저 건물 1층의 버거킹에서
아주 큰 일이 있었지요.

일요일 오후인데도
저 포함 3명만이 파란불을 기다렸습니다.
이태원 상권의 청신호.
다시 켜질 수 있을까요?

길건너 상점앞에 붙은
현수막에서 이태원 상인분들의
절실함이 느껴집니다.

이쪽이 이태원 메인 상권으로 알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 보입니다.
솔직히 이태원 상권의 몰락은
코로나가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용산미군기지 이전도
한몫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태원 모든 상권을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외국인 반
내국인 반 섞여서 꽤나 활기찼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습니다.

상권이란 옛날 명동처럼
살아났다 죽었다 또 다시 살아나기도 하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바글바글한
이국적 특수 상권으로써
오랫동안 부침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다가
이번에 힘든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상인분들과 임대인들 그리고 지자체에서
머리를 맞대어 좋은 아이디어로
다시 옛날의 영화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s.
2010년 타코벨 한국 컴백 당시 포스팅

 https://paran2020.tistory.com/m/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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