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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SNS 시 한 수 '먼저 가세요'

세월은 비켜나게 합니다.
똥차는 비키라고
혼빠지게 클락숀을 울려대진 않아도
시동을 켜고 달렸으면
시동을 끄고 멈출 곳을
찾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누군가 비키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눈치를 줄 때 비켜나면
얼마나 무안하겠어요.
우아하게 레이디퍼스트 하듯
유 퍼스트라고
옆으로 양보하면
난 비켜난 게 아니니까요.

세월은 우리를 제자리에
가만 놔두지 않습니다.
어느 교차로로 들어와
신나게 달렸으면
또 다른 교차로로 나가는 게
도로의 모습이자
인생의 길인 듯싶습니다.

얼마쯤 달렸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속도도 내지 못 했고요.
그런데 신차인 줄 알고 탔었는데
어느새 중고차가 되어있네요.
잠시 깜박이를 켤까 합니다.
갓길에서 좀 쉬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