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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을지3가 인쇄골목 부근 노가리골목..



왼쪽으로 코너를 돌면 그 방대한 골목에 야외 파라솔이

가득가득 손님들로 차있다.인터넷에도 여기저기 유명세를

치르는 집이라 이곳으로 갈 줄 알았는데 맹맹한 맥주맛이

이집의 최대 단점이라며 근처의 다른 곳 뮌헨호프로...













만선호프에 비해선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나름대로

좌석은 만석이다. 정호가 이집 단골이라 기본으로 나오는

팝콘에 플러스 땅콩이 나왔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거품과 맥주를계속 믹스하는 만선호프와는 달리 맥주가 아주

신선하다는 친구의 설명은 뮌헨호프를 나와서 만선호프 인파를

헤치면서 안을 쳐다본 후 알았다.

1마리에 1천원하는 노가리는 타 안주와는 달리 포만감없이

맥주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물론 노가리 3마리정도면

1인당 500두잔 정도씩은 거뜬히 해치울 수 있고 그래봤자

총 비용이 2만원도 안되는 부담없는 가격이 물론 매력적이다.

1차를 깔끔하게 끝내고 근처의 파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본적으로 계란후라이가 나오는 점은 계란말이를

서비스로 주는 집에 흔한 것에 생각하면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톡특함을 주기도 한다.

막거리 1병을 시키면

미리 두병을 가져다 놓는 너무 빠른 센스와

일일히 필요할 때마다 이모를 외쳐야 하는

부담은 그러려니 하는 손님들의 특성상

크게 불편함은 없어 보이는 편한 집이다.

사진에는 안찍혔으나 고기녹두전 또한 맛있었고

해물녹두전 또한 쫄깃한 오징어의 씹힘이 아주 좋았다.

용진이와 자주가던 종로1가 열찻집이 떠오른다.

이곳 역시 근처 노가리 호프집에서 1차를 한 사람들이

2차로 모여드는 집 같았다.





맥주와 막걸리가 들어간 방광에서 신호가 왔다.

이곳을 자주 찾는 친구에게 물었다. 화장실이 어디니??

나가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화장실에 불이 없으니 조심해~~

이런 불편함은 두번 째 화장실에 갔을 때 이유를 알았다.

제 위치에 달리지 않고 변기 위 공중에 달린 저 스위치를

사람들이 찾지를 못하고 볼일을 본 때문이다.

그리고 지퍼를 올리면서 나온 골목에서 바로 보이는

한화빌딩...

사람들은 곧잘 도심의 흉물처럼 여기는 이런 미개발지역을

난 여전히 사랑한다.

모두들 퇴근하고 쥐죽은듯이 조용한 빌딩숲에서

여전히 사람사는 냄새를 풍기는 곳은 바로 이런 곳이기 때문이다.



뮌헨호프 바로 앞에는 아주 오랜된 오비베어 호프집이

그 옛 간판을 그대로 간직한채 있었다.

오비베어스 야구단과 함께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호프집 오비베어...잠깐 그곳에 몸 담았던

용진이게 더 감회가 새로운 간판이라 서로 한장씩 찰칵...

어깨에 담도 들고 잠도 푹 못자 피곤한 하루..

친구들과의 약속이 그다지 반가울 수 없었다.

무건운 몸...그냥 쉬다가 잤으면 싶었는데

막상 나가서 얼굴을 대하니 반가움이 더 앞서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한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세월 세월...

그 덧없음에 용기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