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에 다녀오느라 피곤했지만 7천원 청구할인의 낚싯밥에
물려서 급하게 예매를 해서 갔다온 메가박스 신촌.
인디영화 원스의 재미를 맛본지라 많은 매니아들이
극찬하는 포미니츠를 그냥 믿고 선택했다.
독일영화..예술영화...라는 타이틀도 그렇거니와
피아노 연주와 관련된듯한 그 무엇...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마지막 4분간의
연주가 정말 환상적이었다는 어느 평론가의
얘기가 나에게 상당한(?) 선입견을 주고 있던 영화다.
하지만 마지막 4분으로 이 영화를 얘기하기엔
정말 제목이 주는 한계가 너무나 아쉬웠다.
약 두시간동안 왠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그 드라마틱한 내용들도 안정적인 화면과피아노 선율과 함께
온 신경을 마비시키는 느낌을 받았다면 너무 과장이 심할까..
크뤼거...
제니...
낯선이들어서 그들의 연기가 더 빛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난 포미니츠라는 영화를 보고 온 것이 아니라
그녀들의 삶을 훔쳐본듯한 착각을 하고말았다.
누군가 드라마 속의 악역배우를보면서 저 죽일놈의 XX하고
씩씩거리는 부모님에게 "드라마거든요...왜그러세요~" 그랬다던데..
내가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내내 마음속에 안타까움..아쉬움이 남았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의 음악적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연관성에 대해 얘기들을 한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궁금한 부분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머리속으로 이해하면서 영화를 보기엔
내 역사적 음악적 상식이 너무나 박한데다
이 즐거운 영화관 나들이에 노트북이라도 들고나와
네이버 검색질과 워드 작성까지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역할은 평론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저 나는..혹은 우리는 정말 재밌는 영화..
감동적인 영화 한 편 본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왼쪽 커다란 건물 바로 오른쪽으로 아트레온 건물이 보였다.
메가박스 신촌...홍대에 두군데 극장 오픈 예정..
이 틈바구니에서 아트레온이 과연 얼마나 버텨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한 장 찍었다.
악담이 아니다.
신영극장을 기억하는 나에겐여전히 아트레온은 낯설긴 하지만
그래도 또 다른 이름을 바꿔달거나 아예 사라지거나 하는 일없이
그 자리를 오래 버티어 내가 신영극장을 기억하듯이
신촌을 돌아다니는 젊은 이들에게 아트레온이 꾸준히
자리잡아주길 바랄 뿐이다.
자꾸 변하는 그 무엇보다그 자리를 똑같이 지켜주는 무언가가 얼마나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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