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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채선당 성동구청점을 슬리퍼 질질 끌고서...


채선당의 가장 신선한 버전의 점포가 왕십리 성동구청옆에 오픈을 했다.

르노삼성이 이사가고 한동안 비어있었는데 새로운 점포라계속 눈여겨 보다가

비도 오고 해서 오늘 미정이를 꼬셔서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GOGO~.


비오는 밖이 보이는 안쪽 창가 자리에 앉으려 했으나 두명 손님은 입구쪽 자리로 모는 경향..

뭐 굳이 우기면 괜찮겠지만 눈총받기 싫어서 입구쪽에 착석. 이런 커다란 가스 기구가 달린

테이블에 앉아서 1인분에 8천원짜리 제일 싼 쇠고기 샤브샤브 2인분을 주문.


손잡이에 채선당이라고 박힌 커다란 놋그릇에 정체불명(?)의 뿌연 국물이 가스불 위에 얹혀졌다.

뭘로 육수를 우렸을까??...조미료는 들어갔을까?? 이따위 잡생각을 하는 사이..

푸짐한 야채와 어묵 유부등이 담긴 쟁반이 놓여지고..

메인이라고 해야할까...살짝 얼린 소괴기~가 자리를 잡고...

샐러드가 놓였는데 안에 스프링롤같은게 잘게 잘라져 아주 약간 들어있는데

그게 약간의 독특함을 준다.


나중에 넣어 먹을 만두와 칼국수 약간이 도착..

(이 칼국수도 적당히 물에 불으면 무시 못할 양이다..)


채선당만의 캐릭터만을 확실히 잡아주는 세가지맛 김치(?)..

열무 배추 오이가 피클처럼 물김치에 절여져 나온다.

한 번 더 리필해서 먹었지만 계속 요구하기엔 좀 무리인듯..

나중에 먹다 남은 국물을 좀 덜어내고 졸여질 죽재료들...

채선당에 처음인 사람은 성급한 남자들은 비벼먹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ㅎㅎㅎ


이 칠리 소스를 마구마구 부어 남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벨을 눌러서

소스좀 리필해주세요~~음..너무 번거롭다. 그냥 테이블에 좀 놔두지...쩝~

맛은 예전 KFC 스마트초이스세트에서 주던 소스맛과 거의 흡사..


빈속이지만 소주 한 잔으로 건배를 하고...


야채를 준비된 집게와 가위로 자근자근 잘라서 넣고...



이렇게 뿌연 김을 뿜으며 국물이 끓고 금새 익어버린 야채를 건져서 소스에 찍어먹다 보니

어느새 건데기는 사라지고 국물만 남았다..


만두와 칼국스를 넣어서 훠이훠이 휘젓다 보니 제대로 익어서 건져 먹어보니

은근히 배에 기별이 오기 시작하는게 무시할 량은 아닌듯 싶다.


이렇게 상차림에 미리 세팅되어 투입(?)의 순간을 기다리던 밥과 계란을 종업원을 불러

넣어달라고 하면(혹은 아주 친절한 직원들은 알아서 와서~) 국물을 개인그릇으로 살짝

덜어내고 밥을 넣어 비벼준다. 이때 가만두면 바닥이 늘어 붙으니 살살 저어주어야 한다.



약간 짜기는 했지만 죽이 제대로 끓어서 개인그릇으로 먹기 좋을만한 두그릇이 나온다.

이 죽을 죽치고 다 먹었을 때는 이미 배는 잔뜩 부풀어 올랐다.

채선당은 그 수많은 점포확장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블로그 포스팅도 꽤나 많이 보았다.

하지만 오래된 점포나 내 동선 밖 점포들은관심에서 멀었으나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채선당이 오픈을 해서

이렇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

여러 다양한 메뉴(비싸거나 혹은 고급스럽거나)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점심 6000원 저녁 8000원인

이 기본메뉴들을 주문해도 소기의 목적인

가격대비 효율은 충분히 누릴만한 것 같다.

하지만 다음 번 방문에도 내가 원하는 자리가 아닌

입구쪽 낌자리(다른 손님들 사이에 끼는 자리)를 강요하면

자리를 박차고 나올생각..ㅎㅎㅎ

왕십리역 3번출구로 나오면 성동구청도 갈 수 있고 채선당도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출구가 된다.

이제 약속대로 오픈일만 지켜준다면 8월 29일부터는 저기 뒤로 보이는

민자역사 비트플렉스가 왕십리에 파란을 일으켜주리라 생각한다.

이제 왕십리에서 태어나 질리도록 살다가 잠실로 이사가는 마당에

저런 소중한 놀이터가 오픈한다는 사실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만나서 즐기기 좋은 중간지 놀이터 역할을

앞으로 충분히 해주리라 생각한다.

빨리 오픈했으면...



3번출구 밖 성동경찰서 담벼락엔 이렇게 앙증맞은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의 작은 푸르름을 쳐다보면서 우산을 들고 슬리퍼가 젖도록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미정이를 기다리다 채선당으로 향했다.

어제의 그 청명함과

오늘의 이 비내림은

참으로 맘에 드는

변화무쌍한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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