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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평화

드림시네마에서 꾼 꿈 / 싸이보그 그녀 시사회 2009년 4월 29일 1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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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서대문역에서 출구를 잘못 나왔다.

덕분에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극장 그리고 그 앞 고가도로가 사진에 콕~박혔다.


드림시네마는 거의 대부분 시사화 용도로만 이용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폐관이 된다는 소식을 작년에 들은 것 같은데 아직 이렇게 서대문 로터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옆도 신축건물..주변도 신축건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드림시네마는 거대한 흉물일지도 모른다.

그 멋드러진 스카라도 헐렸는데 드림시네마가 존치되길 바라는 것은

헛된 드림 아닐런지..


캬..그림자로도 숨겨지지 않는구나..너의 그 사이즈는...

드림시네마가 없어져도 그 앞에 작은 푯말 하나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드림시네마터~라는...

(난 여기가 푸른극장이던 고등학교 시절에 이곳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본걸로 기억한다..그 때

쥐가 돌아다녀서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던 추억이 있고 그 후엔 화양극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 아마..)


옛날 극장들 매표소는 다 이랬지...

이 입구 매표소는 막혀있고 대부분 시사회를 이용하는 사람은

현관 계단을 올라가 극장 2층(1층 상영관앞)에 있는 티켓 나눠주는

테이블에서 각자 자신의 이벤트 당첨사앞에서 좌석 번호가 붙은 작은 종이조각을 받는다.


멋진 몸매로 멋진 춤실력을 보여주던 패트릭 스웨이지..

사랑과 영혼의 그 패트릭 스웨이지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암투병중이란다.

삐~쩍 말라버린 외신속 그의 사진이 눈에 밟힌다.

건강하시길..

대형 실사 출력 사진들이 깔끔하게 걸린 요즘 극장들을 보면서 아직 손으로 그린 간판이 걸린

이 극장의 풍경을 과연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런지..잠시 숙연해진다...



노무현 대통령도 가고 최진실도 가고 여기 장국영도 가고 모두 그렇게 갔다.

세월을 앞서 가고 싶었을까...아니면 세월이 너무 무거웠을까...

나도 참 세월이 무겁다...아마 그래서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를 앓나 보다...


드림시네마..저 푸른 무지개빛 꿈을 꾸고 싶었나 보다....








주윤발은 여전히 같은 자세로 드림시네마를 지키고 있다.

사랑해요...밀키스...

갑자기 암바사도 생각이 나네..


샹들리에가 멋지다...낡았어도 깨끗하게 청소되고 잘 관리된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내가 친구를 기다리느라 1층 바깥을 서성일대로 직원 두명이 열심히 현관 유리문을 정성스레 닦고 있었다.

겉으론 깨끗해 보여도 곰팡이 냄새를 억지 방향제와 어둠으로 가리고 있는 요즘 멀티플렉스 보다 백배 낫다.

저 멀리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이올라가는중..진원이와 서대문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먹고 커피는들고왔다.

비상구를 보면서 갑자기 브룩크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란 영화가 떠올랐다.

한 때 마크노플러의 A love idea참 좋아했었지...



싸이보그 그녀..

엽기적인 그녀를 살짝 떠오르게 하는..

알고보니 나와 쪼~까 연관이 있는 추억의 영화 비오는날의 수채화의

곽재용 감독의 일본 데뷔작이란다.

(영화 보기전에 검색질 절대 안하는 덕에 나중에 알게된 내용들이다.)

진원이가 길거리 무가지에서 당첨이 되었다며 신기하다고 전화를 해서

그렇지 않아도 폐관 소식에 아주 쬐금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던

드림시네마를 오랜만에 방문했다.

모처럼 옛향수를 불러 일으킬만한 낡은 그러나 잘 관리된

1,2층으로 나뉜 대형관..그중에서도 맨 뒷자리에 앉아 있으니

스크린으로 향하는 영사기 불빛의 움직임이아주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야세 하루까라는 여배우가 참 예뻐서 그랬는지,

말도 안되는 초특급 터뮈네이러~같은 환타지에나 나올법한싸이보그 그녀와 남자친구의 사랑얘기가

어찌 그리 절절하게 감동적인지 나참 눈물이 찔끔 날뻔 했다.

(이 나이에 영화보면서 울면 X된다..ㅎㅎ)

입소문이 아직 안나서 극장 스크린수가 자꾸 줄어들고

그나마 교차상영하는 곳이 많아서 감독이 열받아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엽기적인 그녀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아니다 적어도 당신이 20대라면..

혹은 나같이 동심속에 사는 그 이상의 나이대라도

꼭 가서 한 번 봐줬으면 하는 달콤하고 찡~한 영화다.

시대를 오가는 스토리가 중요한게 아니니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고 와서 네이버질을 해도 늦지 않는다.

난 너무 너무 재밌게 봤다 이영화...

P.S 이 영화에서 예민의 산골소년의 사랑 얘기가 나온다. 어린 관객들이 이 노래를 모르는 분위기...

이 노래..나만 아는겨~나만 아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