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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342 그리고 4318

옛날 집근처 동네교회 11시 예배 다니던 시절이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처럼 느껴진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서면서도

교회가는 발걸음이 이리도 무거워서 되겠냐싶어

마음을 가다듬고 교회로 향했다.

회개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란 주제로 말씀을 하시는데

뒤늦게 들어와 옆자리에 앉은어느 청년은 아예 자세를 잡고 졸기 시작하다가

예배 마지막 찬송이 시작되자 목청을 높여 찬송을 은혜스레 부른다. 끝나는 시간이 그렇게 좋은게야..ㅋㅋ

나름 잘 집중하고 경청하는 내가 대견스럽다가도

어느순간 이건 경청이 아니라 익숙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열심히졸은 사람이 열심히 경청한 나보다 더 열심히 잘사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거..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고개를 흔들었다.

캬..이 생각의 다양함..

내가 나를 버리거나 버려야 할 때 혹은 그래서 깨우칠 때

왜 유쾌하기 보다 좀 슬픈지..난 그 이유를 모르겠다.

예배당을 나서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군중속에서

열린 점퍼 앞섬으로 부는 바람에 심하게 한기가 느껴진다.

900원짜리 드라이빙카 맨앞자리에 앉아 창밖을 응시하는데

계속 졸음이 쏟아진다.

밤새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꿈나라에서난 무얼한게야?

계속 입을 가리기에도 벅차

나중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하품을 해댔다.

교회에선 안졸은거 이거 뭐여?

정신력이여? ㅎㅎ

40여분간의 흔들림에서 벗어났을 때

하늘에서 나를 위로라도 하듯 태양과 구름이 장소를 바꿔가면서 서로 사이좋게 놀고 있었다.

세상이 아름답다라는 생각..왜 이럴 때만 잠깐 드는지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