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사시는 엄마 친구 미자 엄마는
가냘픈 몸에 가늘고 휜 오다리로
끙끙대며 커다란 배낭을 메고
양손엔 검은 비닐 봉다리를 쥐고
버스에서 내리신다.
어린 나는 나도 못 들
저 커다란 배낭을 메고
버스에서 내리는 그 아주머니를
여러 번 맞닥뜨릴 때면 생각이 많았었다.
엄마 엄마~
미자네 아주머니는
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어디를 다녀오실까?
알뜰한 미자 엄마는
장을 보러 경동시장을 매일 가서
이고 지고 오는 게 취미라고 엄마는 말씀하셨었다.
집 근처에도 시장이 있고
아파트에도 장이 서는데
나는 도통 그 아주머니의 경동시장 사랑과
그 큰 배낭의 무게를 이해할 수 없었지.
그렇게 세월이 흐른 뒤
어머니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시며
연신 위로의 말을 건네시느라
진땀을 흘리고 계셨다.
어머니 누구예요?
응 미자 엄마.
왜요?
무릎 재수술 통증에 허리 디스크까지
통증 땜에 살 수가 없다며
죽고 싶다고 울잖아.
한 아주머니의 경동시장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몸은 쓴 만큼 망가짐을 그분은
그땐 미처 몰랐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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