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교직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꼭 임용고시가 아니더라도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사학재단 학교 쪽으로는 취업의 기회가 꽤 있었던 시절이었는데 쫌생이인 저는 한 달 기간의 교생실습 기간 동안...아..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그냥 그렇게 쉽게 포기한 직업군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50명 정도의 학생의 반을 맡아 담임 선생님의 배려 아래 수업 진행은 하지 않고 저는 주로 조회, 종례 지도 및 자습시간 정도에 학생들이 조용히 자습할 수 있게 지키는 단순한 일(?)을 했었는데 그 단순한 일이 그렇게 어려운 줄 미처 몰랐습니다.
얘들아~조용히 자습하자!!
이 한 마디의 효과는 단 1분.
금세 웅성웅성. 이 웅성웅성 소리를 가만히 놔두면 순식간에 야구장 함성이 되어 다른 반 학생들 수업에 방해가 되고 동시에 제 체면이 구겨지는 퐝당한 시츄에이숀이 되는 지라 전 어떻게 아이들을 조용히 시켜야 할지 몰라 너무나 당황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더구나 힘들었던 건 저를 유독 미워했던 한 학생 때문입니다. 마치 저를 자기 친구 가지고 놀듯이 무시하며 일거수일투족을 비웃어대는데 따로 좋게 면담을 하고 더 신경을 써서 잘해주려고 노력을 해도 어느 순간 아~얘하고 나는 악연이구나를 깨달았을 때 어느 순간 비아냥대는 그 녀석의 머리를 출석부로 내리치고 말았답니다.(지금 같으면 저 경찰서 갔겠죠?)
저는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 포기가 빠른 편입니다. 가끔 교직이라는 것에 일말의 미련은 남아 있었지만 교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들의 학교 분위기를 엿들을 때마다 아~포기하길 잘했구나 싶었었죠.
요즘 교권 관련 사태를 보면서 학생문제뿐 아니라 학부형 민원에 더해 정치질에 빠진 선생님들까지...요즘 학교란 곳은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야생임을 저는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힘든 교생실습 한 달을 끝내며 제게 잘해주신 담임선생님이며 많은 선물을 안겨준 학생들에게 너무너무 고마웠답니다. 그 한 친구만 아니었음 정말 완전 좋은 추억이었을 거 같아요.
너무너무 거만했던 내 중학시절 수학교생이 생각나서 난 친절한 교생이 되어야지 했었는데 우리 반 학생들 기억 속에 제가 작은 자리 하나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얘들아, 내가 너희들 소풍 따라갔을 때 아이스바 하나씩 뇌물(?)로 돌린 거 혹시 기억하고 있니? 비록 한 달이었지만 우리 함께 추억 속에서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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