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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SNS 시 한 수 '도둑의 멍'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뭔가 밀린 축복이 몰려오는 기분도 들었다.
오마이갓.
신이시여 정녕 저를 축복하시는 겁니까?

그땐 몰랐다.
신이 나에게만 주신 특혜인 줄 알았는데
그냥 누구나 적절히 손 벌리면 쥐어지는 젊음이 가져다준 우연한 선물이었음을.

세월은 일방적인 믿음은 져버린다.
변덕이 심하다.
그러나 세월 핑계 대지 말자.
내 변덕도 만만치 않았다.
내가 지랄하니
세월은 발광을 하더라.

좋은 시절은 갔다.
또 오겠지 하는 희망고문은 미련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았았다.
오늘 떠난 버스정류장의 막차는 아침이면 다시 오지만 인생을 편히 태워줄 버스는 언제 또 와줄는지 기약이 없다.

택시를 잡아타던 밤길을 향해 걸음을 내딛던 선택은 내 것이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외롭고 힘들고 체력이 더 소모되는 길만이 나를 기다린다.
모든 선택은 빠를수록 고생은 덜한다.

세월은 심술 맞게 지금을 약탈 중이고
나는 여전히 유난스레 발악한다.
젊음을 훔쳐간 세월이
내 발버둥에 치여 멍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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