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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SNS 시 한 수 '추억 던지기'


부지런히 던져요.
훗날에 심심하면
그거 주으러 다닐 거예요.

누추하고 변색되고
냄새나도 좋아요.
나만 느낄 수 있고
나만 맡을 수 있는
행복한 냄새가 있어요.

너무 많이 던지지는 마세요.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해요.
너무 많이 줍지도 말아요.
무거워서 힘들어요.

던질 때는 참 좋았는데
힘들게 주으러 다닐 땐
멍하니 고개 들어 하늘을 보게 되네요.

세상 어디에 머물러도
내가 던진 추억들이
화려한 풀밭에서 멈춰있든지
더러운 잡초에서 멍들어 있든지
잘 숨어 있기를 바랄 뿐이네요.

(이미지 출처 : 공주 박찬호 기념관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