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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11월 20일 일요일 날씨 맑음. 겨울 이야기.

거리에 제설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옛날 어릴 땐 김장을 하시고 창고에 연탄을 잔뜩 들이시고 나면 휴~~이제 올 겨울 준비는 다했네~~하시던 부모님 생각이 난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100포기 정도 김장을 하셨던 거 같고 심란해 하는 어머니와 달리 난 그 전날 신나서 잠을 설쳤다. 맛있는 김치와 고기...북적이는 집안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이 그립다.




초등학교 1학년쯤 난 누나와 누나친구를 따라 명동 백화점을 따라갔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르는 누나에게 난 수첩을 사달라고 졸랐다. 누나가 하나 사주기엔 작은 금액이 아니었겠지만 난 자기 크리스마스 카드만 고르고 수첩을 안 사주는 누나에게 삐져서 백화점을 빠져 나와 꼬맹이 혼자 명동을 돌아다녔다.

주머니엔 버스요금 정도의 동전이 있었기에 나온 배포였다. 조금 돌아다니다 대흥교통 77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골목에서 난리가 났다. 나를 잃어 버린 누나가 엄마에게 혼날까봐 옆집 아주머니를 모시고 명동으로 날 찾으러 막 나설 때쯤 내가 집에 온 것이다. 근데 그때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수첩 사달랄 때 하나 사주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이때 성격이 내 성격이다. 좋게 얘기하면 당돌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못 됐다ㅎㅎ.



나이가 들며 느끼는 아쉬움 중의 하나가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이 없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케이크 사달라고 조르고 선물 사달라고 조르고 친구들과 명동 거리를 헤매 돌던 그 자잘한 설레임이 이젠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감정이겠지만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무감각해진 내 느낌이 조금 허무하다.




오늘 무슨 이유일까? 유입 경로에 daum이 없다. 메인에 간 게 아닌 거 같은데 이상하게 네이버도 많이 보이고 구글도 많이 보이는데 어느 검색어로 유입이 늘은 건지 감이 안 잡힌다. 그래도 가끔씩 넘어 보는 1000번은 기쁘고 감사하다. 올 겨울 첫눈은 언제 올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