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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2022년 7월 10일은 일요일이다.

이제 슬슬 배롱나무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 같다. 잠깐 볼 일 보러 나온 김에 롯데월드몰에 들려 봤다. 여긴 청춘 지옥이다. 오늘 따라 가족 단위의 사람들은 안 보이고 신난 청춘들이 가득가득 하다. 꺄르륵 꺄르륵 미소 짓고 다니던 청춘의 나는 사라지고 미간에 내천자 주름이 깊어지고 있는 인상파 아재가 되었다. 이젠 웃을 일이 생겨도 이상하게 웃음이 쉽게 나질 않는다.


한동안 안 들렸더니 그새 MD가 많이 바뀐 느낌이다. 백화점은 참 사악한 곳이다. 지갑을 털기 위해 작전을 짜는 사람들이 모인 곳ㅎㅎ 하지만 난 백화점의 사악한 가격을 알기에 어디 하나 살만한 것이 없음을. 명품을 팔아주는 부자들 덕택에 나같은 사람들이 윈도우 쇼핑을 할 수 있다. 안 그럼 이런 시설이 임대수수료 수입만으로는 어찌 운영될까나 싶다.


쇼핑몰 곳곳엔 사람들이 바글 바글, 쿠폰이 있는 SPC리나스 매장에도 빈자리가 없고 내가 좋아하는 롯데리아에도 키오스크앞에 웨이팅이 장난 아니다. 어서 여기를 탈출하자 싶어 밖으로 나와 파스쿠찌에서 공짜 쿠폰으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만의 아지트 공간으로 피신ㅎㅎ


그늘진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늘진 응달은 천국이다. 그동안 햇볕으로 부터 도망다녀 좀 나름 하얘진 피부가 맘에 들었는데 바닷가 다녀왔더니 순식간에 도로아미타불 되었다. 난 타면 빈티나는데 이를 우야꼬?



겨우 12000보 채우고 돌아와 늦은 점심으로 콩나물 라면을 끓였다. 맛집을 뒤로 하고 요 라면을 택했는데 오늘은 라면이 땡겼음을. 이래 보여도 안에 마늘 여섯 개, 미니새송이버섯 5개, 양파 1/3쪽이 들어갔으나 스프는 2/3만 들어간 건강한 건면라면이다. 라면의 행복♡소확행임.



하나님이 주신 인생, 젊어선 몰랐는데 나이드니 치사빤스다. 만보 걸었다고 기운이 쪽 빠졌다ㅠㅠ아니 젊게 살다 죽게 하시지 왜 늙어 죽게 만드셨나 모르겠다. 흥!!!인생사 나이들면 은근 HANS럽당!!! 젊어서 욜로 &텅장하면 늙어 개고생 한다. CAUTION!!!!!



KBS1 TV 열린음악회가 끝나고 나온 클립영상이 너무 아름다워 웨이브로 캡쳐함.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투다리 가서 김치우동에 쏘맥 두 잔만 했음 싶어 근처에 사는 후배에게 카톡을 날렸두만 D럽게 안 읽눼. 그래 날두 더운데 집구석 혼술이나 하자. 급 먹다 남은 제육을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치킨 시킬 때 꼭 하나 더 주문하는 치킨무를 안주로 준비하고 우리찹쌀 100%로 빚은 경주법주 상위버전 화랑 미니어처와 함께 혼술을 했다. 집구석에 있고 싶을 땐 나오라는 전화가 오고 나가고 싶을 땐 연락이 안 돼!!! 띠불이야~~띠불!! 근데 미니어처 혼술 나름 쏠쏠했음ㅋ

(까만물은 또다른 술? ㅋ 입가심용 감~~~주♡)



이렇게 그럭저럭 2022년 7월 10일은 과거로 꼬리를 감추고 있다. 도마뱀처럼 꼬리를 살짝 남기고 도망가는 오늘이란 녀석을 예 기록으로 묻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