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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시 한 수 '여행'

마음속에 먼지가 쌓이면
먼지 털러 떠나요.
집에서 먼지 털면
도로 내가 마시듯이
먼지 털러 어디론가 떠나면
그 먼지는 절로 털려요.

머릿속에 슬픔이 차면
슬픔 덜러 또 떠나요.
집에서 울면
기운 빠져 다시 슬프듯이
슬픔 덜러 어디론가 떠나면
그 슬픔은 눈처럼 녹아요.

여행을 떠나요.
먼지 털고
슬픔 덜고
힘듦은 거기에 버리고
가뿐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여행을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