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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그제의 실수와 지금의 실수.

그저께는 마음이 복잡복잡할 때였다.
걷는 운동이라도 해야겠다고
산책을 나가 정처없이 돌아 다닐 때였다.
차도 없고 파란 불인 줄 알고
8차선 도로 건널목을 들어서서
한 개 차선을 가로지를 때쯤
파란불이 아니라 나는 빨간불에
길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고
내가 본 파란불은 차량용 신호등이었다.
미친듯이 제자리로 돌아오자 마자
택시 한 대가 쓩~하고 지나간다.
그때가 심야고 코로나로
차들이 줄었으니 망정이지
미친 택시 한 대가 내 앞을 그때 지나갔다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인간들.
잊었다 생각했는데
난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길거리에서 딴 생각하지 말아야겠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

방안이 건조하다
가습기를 살까말까 하다가
필요하다고 자꾸 뭔가를 사다보니
미니멀리즘과는 너무 거리가 멀고
겨울과 봄 대략 5개월 정도 사용하면
창고로 들어가야 하는 제품이고
청소에 신경을 써야 해서
아직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한 번 복잡해진 머릿속이 말끔하게
정리되기 위해선 나는 좀 긴 시간이
필요하다.

건조한 방안에 습기를 주기 위해서
내가 잘 쓰는 방법 중의 하나가
물에 흠뻑 젖은 무릎담요를
방안에 걸어 놓는 것이다.
그 무릎담요에 자기 전에
스프레이로 물을 흠뻑 더 뿌려주고 잔다.

아까도
그 담요에 흠뻑 물을 주기 위해서
나는 스프레이를 꺼내
말 그대로 흠뻑 뿌렸다.

요며칠 약간의 비염이 있어서
눈치를 못 챘다 해도
오늘따라 왜이리 페브리즈냄새가
강하게 나지?
이상하네 그러면서 열심히 뿌렸다.

그후 나는 방안에 진동하는 향에
내가 페브리즈를 뿌린 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난 빈 페브리즈 통을 닦아
물 스프레이로 사용중이고 그 통에서도
페프리즈 향이 조금 남아있다ㅠㅠ)

페브리즈에는 비닐 상표가 붙어있고
내가 빈 스프레이통으로 쓰는 건
상표를 벗겨 낸 것인데
내가 딴 생각을 하다가
또 실수를 했다.

방안에 지독한 페브리즈 냄새에
머리가 아파서
창문을 열고 공기청정기를 풀가동 해도
콧속에 찐하게 기억된 페브리즈 냄새는
내일이나 되야 빠지지 않을까 싶다.

원래 좀 예민한 성격이라
이런 자질구레한 실수
잘 안 하고 살아왔다.

이제 시작인 모양이다ㅠㅠ

 

https://youtu.be/hWYM5QEt0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