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이분 블로그에서 빌렸다. http://blog.naver.com/musoi99/60050322778)
지난 일요일 예배를 드리고 가로수길을 찾았다.
현대고등학교 건너편 광림교회 옆길로 가면 쉽게 찾을걸
압구정 골목골목으로 헤맸다.
가로수길...가로수길..
이유없는 유명세가 한몫했을 뿐
별다른 길도 아니건만
사람들은 인도를 꽉 채우고
많이도 걸어 다니고 있었다.
커피빈 가서 커피나 한 잔 하자는
디미의 말에 불퉁거리며
예까지 와서 커피빈을 가냐고 핀잔을 주고
들어간 카페 말리.
언뜻보면 무지 고풍스럽고 럭셔리한듯 하면서
어찌보면 촌스런 싼티를 풍기는
묘한 인테리어에 맘이 끌려서 들어간 곳이다.
항상 그렇듯이 3시30분 예배가 끝나도록 아무것도 안먹은지라 배가 고파 뒤~~~~지는지라
와플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 아메리칸 커피를 시켰다.
와플 with 에브리띵. 14,000원 이다.
아메리칸 커피가 8천원인걸 생각하면 꽤 싸다(!).
맛도 상큼 달콤 새큼...음...입맛 다셔진다. 또..
와플로 배가 채워질 때쯤 적당히 일어서서 집에가서 오마니와 편안하게 저녁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디미가 다른 테이블에서 샴페인을 마시고 있다고 우리도 마시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이후로 이날 모든 일들이 꼬여 버렸다.
샴페인을 주문하니 나와준 스낵류. 커피엔 설탕을 이렇게 스텐레스 종지에 준다.
코스트고 가면 이런 프레즐 팔던데...별거 아닌데 별것처럼 느껴지니 원..
주일날 예배 후 술마신일이 한 두번은 아니지만 오늘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던 느낌이라
뭔가 아닌데...라는 육감이 발동하던 날...
가로수길에서 나와서 이태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현대고등학교 앞에 서있는데 택시는 연신 윗쪽에서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빼앗기고 한참을 헤매가 세골목집으로 기네스를 마시러 갔다.
트랜스지방 감자튀김을 시키려고 했는데 디미가 싫다해서
그럼치킨랩 시키라고 하고화장실을 간 사이주문을 한 모양인데
기네스를 다 마셔가도록 안주는 나오질 않았다.
앗..띠불..배도 고픈데다 난 안주없이 술 못마시는데...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씨~원한 기네스 드래프트 좌악~마셔주고
계산하는 디미를 뒤로 하고 미리 밖으로 나왔더니
디미가 나와서 안주가 계산이 되어 있다고
나보고 와서 설명을 하란다.
착오를 인정 안하고 우리를 의심하는 듯한
여자 카운터...너 뭐니..끝까지 사과도 안하고
직원들한테 화내고...
싸가지 없는 그 녀자를 무시하고 밖으로 나와 칵테일집에서 마셨던 이 모히또.
이거 맛있다고 들이키면서 사진 찍을 때까진 정말 분위기 좋았다.
그러나 석잔째부터 난 필름이 끊겼다.
택시비 아낄려고와서 잔다고 미리 전화를 드렸던 부모님 집으로 간 것은
대단한 귀향본능이었으나밤새 오바이트 하고 주접떨고...
다 늙어빠진 우리 오마니밤에 편의점 다녀오시게 하고
아침부터 약방 찾으시고 콩나물국 끓이시게 하고...
이게 뭔짓인지...참 반성 많이 많이 했다.
꼬박 하루를 송장처럼 누워지내다가 화요일에 볼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어머니와 잠실에 다녀오고도 이틀을 누워서
어머니의 간병을 받았다.
븅~~~신.
주일에 술마신 죄값 톡톡히 했다.
그럼 디미는 사탄이었을까? ㅎㅎㅎㅎ
128동 가서 진행상황 체크하고 어머니와 상의하러 집으로 가는길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한양대역에 내렸다. 잠깐 소강상태이던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처럼 비가 내리고
황량한 바람이 마구 불어오는데 잎사귀들이말 그대로 낙엽이 되어 떨어지면서 제법 겨울냄새가 났다.
인터파크 포인트 소멸방지를 위해서 예전에 구매해놓은 탐앤탐스 아이스카페모카를
모바일 쿠폰으로 사서 들고 쪽쪽 빨면서 한양대 하나은행 앞을 걷는데 발길에 낙엽이 채인다.
과년한 남정네가 길거리에서 쪽쪽 빨고 다닌다고 흉볼지는 몰라도
우야꼬...이 내 취민디...
어머니가 해주신 청국장찌게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돌아왔지만
그래도 야참은빼놓을 수 없는 것.
다만 오늘은 지난 번 어머니가 사다주셨던 그러나 냉동실에 뒹굴던 약식을 전자렌지 돌리고
GS마트에서 인터넷주문한 샐러드거리를씻고 물기를 말려서
오리지날 클래시칼 마요네즈 드레싱으로 버무려 먹었다.
심야에 맥도날드 1600-5252전화걸어서 햄버거 주문하는거에 비해선
엄청 웰빙이 아닐런지...
데코빌이 약속을 안지키는 바람에 연 이틀을 고생을 했다.
소리지르고 싸워야 뭔가 일이 해결된다는 사실...불쾌하다.
젊잖게 예의바르게 해선 안되던 일이소리지르고 윽박지르니
금새 해결되더군. 거참 띠발..
잔대가리는 내가 굴리고소리지르고 싸우는 일은 어머니께 슬쩍~~
난 왜 그걸 못할까...
거울을 보면...
그래도 내겐세상 때가 아직 많이 안묻었기 때문이라는 자위를 할뿐...
여하튼 어머니 기다리느라 할리스 잠실점에서 카라멜 마끼아또 그랑데
한잔 마시면서 아직 익숙치 않은 갑작스런 추위에 몸을 움추리는 창밖의 사람들 여유롭게 구경했다.
오늘은 어울리지도 않은 노가다(?)를 했다.
용쓰는 일은 역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그래서
하나님께서 너는 대신 머리를 굴려라 하신 것 같다.
트리지움에서 두어시간 용쓰다 성과도 없이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내 영원한 친구
신신파스 꺼내서 한 장 붙이고
진통 소염제와 근육이완제가 들어있는
약 한 봉 털어넣고 허리 펴고 누웠다.
노트북 옆으로 세워 놓고 누워서 포스팅 하면서
티비를 보고 있다.
사랑과 전쟁이 어느새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바껴있다.
디미 만나서 술로 주접떤 그 일요일
어느새 벌써 코앞에 새로운 일요일로다가오고 있다.
세월 참...빠르군...(뭐 새삼스런 일도 아닌데...)
바쁘게 살아 너무 빨리 시간이 가는 것도
과히 유쾌한 기분은 아닌듯...
어제 오늘 이틀의 시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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