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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중앙일보 한 귀퉁이...

어머니의 콩나물국은 마약이다.

그냥 중독성이 있다는 표현이지만

음..표현이라도 좀 거시기 한 단어이긴 하군...

갑자기 별 것도 아니라는 광장시장 마약김밥이 생각나는군...

먹어본적은 없지만...

음..여하튼 그 콩나물국에 저녁에 새로하셔서

여전히 온기가 살이있는 검은콩든 밥을

한공기가 넘게 말아서 먹었더니

음..설탕이 따로 없이 입안에 감칠맛이 돈다..

요즘 도대체 왜이리 식욕이 왕성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많이 참고는 있지만 그래도 내가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은 량이 아님을 몸에서 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거울 볼 때마다 섬칫하다.

게다가 운동하러 나간다고 들린 공원에서

방앗간 못지나가는 참새마냥 아이스카페라떼 한 잔을 마셨더니

한공기반 밥은그렇다치더라도 물배가 차는 바람에

야밤에 응가하러 화장실로 가면서 신문을 찾았다.

응~~

응~~~

오늘 한가득 찬 기니피그X을 치우면서 먹고 X만 싼다고흉봤는데

나나 기니피그나뭐가 다르냐 싶기도 했다.

이런 잡생각을 하면서 신문을 건성건성 넘기는데한쪽 귀퉁이에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원로배우 도금봉씨 별세"

내 나이 또래라면 아마 모를 수도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난 예전 TV드라마에서 그녀를 본 기억이 난다.

예전에 유명한 배우였다는거..

그리고 어떤 드라마에선가지금의 임예진 금보라가 이미영이 그렇듯이

과거와 달리 그냥 억센 조연 역할을 했었다는거...

그냥 그정도 기억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향년 79세면 뭐 죽음이 그다지 안타까울나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때를 풍미하던 여배우도죽음앞에선 이렇게 초라하구나란

안타까움이 들어 네이버 검색을 좀 해봤더니

여러 기사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노환과 싸우면서

어떤 시설인지는 모르지만 '복지시설'에서 지내다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은듯싶다.

뭐 기자들의 기사야 기사거리를 만들고 싶어

그녀가 말년을 복지시설에서 초라하게 보낸 것처럼 쓴 것인지

아니면 요즘 세련된 사람들이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말년에 거동이 불편해지면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간병인의 도움을 구하듯

그녀도 그런 곳에서 말년을 보냈을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유언을 한 까닭에

뒤늦게 사람들에게 알려져 오늘 신문 한귀퉁이를 차지한 그녀의작은 기사와 사진이

왠지 그녀의 화려했을 과거와 겹쳐 내게 묘한 흔들림을 준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세상...

누구는 그게 너무 길고 힘들어 미리 가버리는 세상이

참 내게는 가끔씩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잡념중의 하나가 되곤 한다.

내 말년은..난 어디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게 될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질문에 가끔 두려움이 느껴진다.

요리솜씨 안좋은 부인을 맞아들인 남자들은 평생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한다고 한다.

어느 맛집을 찾아간 티비 카메라 앞엔 꼭 어머니의 손맛과 같다는

극찬을 하는 손님들이 종종 눈에 띈다.

풀무원 콩나물 두봉에 양파 버섯 감자까지 넣어서 한 냄비 가득 끓여놓으신 콩나물국을

3일 내내 먹었지만 물리지도 않고 맛있는 어머니의 콩나물국...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 이 호사를 누릴 수있을까??

그런 생각에 이를 때면 항상마음이 급해지곤 한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잡아 붙들어 둘 수도 없는 시간이 안타깝다.

그래서 그럴까...?

풋풋ㅎ~

난 여전히 말대답하고 짜증부리고

언제 그랬냔듯이 노모와 싸우고 다투고 화해하는

그런 불필요한 과정을 계속 반복중이다.

노모에게 불효는 노모어~

작심 3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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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도금봉에 대한 어느 블로거의 추억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http://blog.naver.com/oopldh?Redirect=Log&logNo=1004874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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