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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지구 오락실 보며 나의 추억속 와보자 오락실 in 왕십리를 추억해.

지구오락실을 가끔 본다.
첨엔 하나도 안 어울릴 것 같은
이은지, 미미, 영지, 안유진을 모아 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구 하나 뒤지지 않는 엉뚱한 매력들의 부조화에 난 그 유치한 게임들을 보며 희희덕 거리고 있다.

지난 속담을 맞추는 방송에서 난 이은지가 우물에서 숭늉찾는다를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눈치가 이상했다. 아는데 가만히 있는 눈치.

본인이 연장자라 알 수 있는 쉬운 문제를 모두 맞추지 않고 후배들의 엉뚱한 대답들로 방송 분량을 채울 수 있도록 호흡 조절을 하는 것을 느꼈다. 똑똑하다.

4인 4색 매력발산으로 뻔한 나영석 PD의 우려먹는 1박 2일식 프로그램이 빛이 난다. 물론 그런 출연자들을 뽑은 심미안(혜안)도 PD의 능력이겠지.

내가 중학교때 용돈을 몰빵하던 오락실은 옛 왕십리 곱창골목 근처에 있었다. 용돈을 받으면 갤러그, 제비우스를 하느라 다 쏟아 부었다. 오락실 가는 나를 잔소리로 말리는 엄마를 뒤로 하고 틈틈이 놀러가 갤러그 점수 2,000,000을 넘어가니 내 등 뒤에 구경꾼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났고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면 주인 아저씨가 기계에 달린 스위치를 끄러 오셨었다. 그럼 난 어깨를 으쓱거리며 집으로 돌아 왔었다. 그렇게 좋아했던 오락실도 중학교를 끝으로 흥미를 잃었고 유행처럼 오락실도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든 나는 게임, 도박, 화투 이런데 관심이 없다. 희한하며 동시에 다행이다. 가끔 버스에서 늙수그레 아재가 폰게임에 열중하는 모습 별로다ㅎㅎ

내가 어느 카페에서 자기는 검정 옷만 입는다는 사람에게 유행이 사라지면 후회할 테니 다른 색 옷 입는 습관도 키우세용 했더니 대댓글로 한심하다는 투의 무슨 검은색 옷이 사라지냐는 대댓글이 달렸던 적이 있다.

그래..넌 아직 모르겠지.누구나 집에 있는 흔한 검은색 바지, 검은색 점퍼, 검은색 옷들을 못 입게 하려고 패션 업계에서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넌 아직 모르겠지.벌써 얼마전부터 파스텔톤, 흰색, 사라졌던 블루계열, 네이비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거리를 물들이던 검은색 옷들이 이미 30~40%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효리가 카고바지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유행이 사라져 슬프다고 예능에서 뱉은 말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또다시 카고바지 유행도 시작되었다. 유행은 알고 보면 패션이 아니라 내가 가진 옷을 더 이상 못 입게 해서 내 돈을 뺏어 가기 위한 수작이다. 젊은이들은 그 똑같은 패션업계 약속된 수작을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 생각하며 즐긴다. 나도 그랬었다ㅎㅎ

오늘은 기분이 이유없이 싱숭생숭하다. 그냥 조심없이 뭔가 지껄이고 싶어졌다. 수다를 떨어도 수다스럽다고 흉보지 않는, 아니 흉봐도 들리지 않는 이곳은 내 사랑스런 아지트, 아재의 아재트, HANS의 블로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