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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어떤 말조심.

요즘은 지방이란 단어를 많이 쓰지만
어릴 때 즐겨 가던 외갓댁은
'시골'이었고
어릴 때 서울 아닌 곳은
그냥 '시골'이란 단어가 총칭처럼 되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모임에서 지방에서 올라오신 분이 계셨고
내 단어 중에 시골이란 단어가
거슬린 어느 여자 분이 내게 정색을 하며
'요즘 지방도 살기 좋아요~'
'지방이라고 다 시골 아니예요'
그러는데
웃으며 얘기하는 거 같았지만
말에 뼈가 느껴졌었다.
난 무척 당황했었지만

그후로도 '시골'을 '지방'으로 바꾸는데
무척 오래 걸렸다.

이번엔 지인 A와 B와 함께
커피숍에 앉았을 때 얘기다.

열심히 이 얘기 저 얘기 웃음 꽃을 피다가
내 얘기 중에 '틀리다'란 단어가 나왔다.

지인 A가 '그건 틀리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르다 라고 하는 거야' 잘난 척을 한다.

실은 12~3년 전쯤부터
방송에서 틀리다와 다르다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서
뉴스부터 연예인들까지 유행처럼
떠들 때라 고쳐야지 했는데 안 고쳐지던 시점이었다.

근데 문제는 이 A와 B를 만날 때마다
지인 A가 '다르다라니까. 또 틀리다라네'
이 지적질에 재미를 붙였다.

속으로 고얀 놈.
잘난 척 D럽게 하네~~라며
괘씸해했지만 고녀석 덕택에
틀리다와 다르다의 버릇이 99%
고쳐졌다.

고의적이던 아니던
가끔은 누군가의 지적질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지나고 보면 그 지적질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악한(?) 나는
그 총대 매는 일은 안 한다.

왜냐하면 그 고마움은
시간이 흐른 후의 깨달음이지
당장은 미운털만 박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