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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미용실에 앉은 나.

안녕하세요.

무미건조한 인사를 하고
낡은 의자에 올라 앉으면
세상만사가 다 귀찮은 표정의
아주머니가 끙~소리를 내며 일어나
내 의자쪽으로 오신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이 미용실에 정착한지 4년.
이름만 번지르르한
미용사가 연달아 바뀌는
그런 유명브랜드 미용실에 있는
가식적인 서비스는 이곳에 없다.

오늘 덥지요?
커피 드릴까요?
주스 드릴까요?
머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탈모 조짐이 보이시는데
저희 샴푸 써보실래요?
할인카드 있으세요?
이런 작은 괴롭힘 역시 이곳에는 없다.

안녕히 계세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불필요한 서비스도 없는 그곳에서
나는 15000원을 현금으로 내며
4년째 출입 중이다.
대신 내 머리스타일도 4년째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