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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1988년도에 150000원이면...

1주일을 졸랐다.
재수하는 주제에
땡깡 피우다시피 졸랐다.

겨우 허락을 받아
세운상가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도
인상이 우거진 엄마(?)는 나를 꼬셨다.
나중에 사라고...

그렇게 146번 버스를 타고
세운상가에 도착한 나는
케이스도 없이 밀수된 아이와 소형 카세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나이키 운동화
오리털파카
아이와 등등.
부모라는 죄(?)로
내 어린 허영심을 채워주시느라
콩나물 값 아끼며 사시는 어머니 지갑엔
아마 큼직한 구멍이 나고는 했을거다.

벌써 조금보태면
30여년전 얘기가 되버렸다.

응답하라 1988로
다들 추억여행 하고 있는 요즘
그리운게 너무 많아
허전하고 허탈해지는 시간도 많아진다.

아끼고 아끼다 결국은 2년도 못쓰고 고장난 아이와는 사진 한 장 조차 안남아 있지만 귓가에 울리던 스테레오 느낌은
아무리 좋다는 요즘 그 어떤 기계에서 들리는 음보다 훨씬 더 화려했던 기분이다.

오늘 오랫동안 연락이 뜸하던 학교 선배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다들 어떴게 변했는지 궁금하면서도 나이든 내모습을 보이기도 왠지 부끄럽단 생각이 들어 막상 약속이 잡히더라도 용기가 좀 필요할거 같다.

세월(?)...
인생이란 아파트에
비싼 월세(!)내고 사는 기분이다.
점점 부담스럽다.

날씨가 이렇게 화창한데 마음속에 낀 구름과 안개가 걷히질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