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가지 않는
후텁지근한 늦더위를 몰아내려는듯
비바람이 몰아치고
하늘엔 여러겹의 구름들이
층을 지어 그림을 그렸다.
야밤 산책 나왔다가
반팔에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음에도
추위가 오싹오싹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이젠 더이상 등줄기에 땀이차고
츄리닝 허리춤에 소금얼룩이 생기지는 않을듯 싶다.
집에 들어와
물을 끓여 차 한 잔을 탔다.
흔한 둥굴레차 한 잔을 마시면서
계절의 변덕과 내맘의 변덕에 대해
잠깐 생각해본다.
요란하게 몰아치고
무지개를 내뿜는 하늘처럼
내 마음에도 무지개가 뜨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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