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잔상

케이블 요금이 아깝지 않았던 시간 `카포티`


무심코 튼 케이블에서

막 영화 한 편이 시작되고 있었다.

뭔가 눈길을 끄는 주인공..

낯이 많이 익은 배우지만

이름은 기억하질 못했다.

(그의 이름은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이고

이 영화로 2006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다분히 여성스런 몸집..

수사관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자랑하는 요염함(?)과

거북하지만 뭔가 무시할 수 없는자존심 같은게 느껴지던목소리톤과 말투.

단지 퀴어적인 요소를 지닌 영화라면

채널이 돌아갔을지

전원 버튼이 눌러졌을지 모를

이 영화 한 편은

계속해서 묘한긴장감으로

나를 계속 티비 앞에 붙들어 놓았다.

"당신은 친구인척 했어요"

"마치목사의 입에서 나오는담배연기 같았다"

"페리와 난 같은 집에서살았으나 그는 뒷문으로 나는 앞문으로 나온 것 같다."

는 식의 귀에 쏙 박히는대답을 요구하는 듯한깊은 대사들...

"난 대화의 94%를 기억하지"란 주인공의 자신감과는 달리

난 이제두 번 이상 경험(?)하지 않은 것들은 다 잊어버리는 퇴화기에 접어든 뇌를 가진지라

옆에 있던 다이어리를 집어 들어 메모를 남기는데도

윗 대사들을 내가 제대로 받아 적었는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타는 씬에서도 한치의 흔들림없이 깔끔하게 보여지던 화면이

사형집행을 앞두고 카포티가 페리의 간절한 요청으로 접견실을 찾아갔을땐

단지 취재원으로 이용하던사형수 페리에게서애정(?)인지 우정인지로의심경변화를알려주고 싶었는지

카메라가..화면이 흔들흔들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교수형으로 형이 집행될 때,

이 영화는 살짝 눈물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흡~

아마 관객의 맘을 쥐고 흔드는 이 기묘한 힘...이게 다 연기의 힘이고 연출의 힘이겠지??

좋은 영화 봤다는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왔는데

왠지 실화같다는 느낌을 주던 이 영화는 아니나 다를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했으며

주인공 작가도실존하는 인물이었으며더더구나 이 한 편의 소설을 끝으로

더 이상 어떤 책도 집필하지 못했다는 자막은 작가에 대한 동경심을 가진 나에게는

어떤 영화의반전보다도더 인상 깊은 여운을 남겼다.

왠일인지 중간 광고도 없이 두시간 가까이

나를 몰입하게 만든 너무 재밌어서 감사한 영화 "카포티"

기억에 남기고 싶지만 내 머리만으로는 부족해

블로그의 도움을 얻는다.

ㅎㅎ

네이버 영화 "카포티" 안내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2844

네이버질을 하다보니

아랫분이 사진과 함께 잘 정리를 해놓으셨다.

http://blog.naver.com/inofrainbow?Redirect=Log&logNo=80060890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