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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비오는 토요일...


내가 운동을 이렇게 열심히 다녔으면 벌써 근육질이 됐겠지..

아픈데는 게으름이 없다.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물리치료길을 나섰다. 흠뻑 젖은채..ㅎㅎ

습하지만 선선한 날씨는 아니었기에 역시 아이스카페라떼 한 잔 들고서 유유히..


갑자기 삐뽀삐뽀 애애앵~~

요란한 경적음을 울리며 왕십리 로터리 방면으로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굉음을 내고 달린다.

을씨년스런 빗소리와 전혀 안어울리는 불자동차 소리..

만약 당신이 어디서 이런싸이렌 소리를 갑자기 들으며어디서 불났지? 신난다~구경가자...

이런 마음이 든다면...음..당신은 복 받을 기대 안하는게 좋을게다...(인생의 진리다.)

좀 더 걷다보니 민자역사 옥상에서 수증기로 보이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주변의 한 연인은 저걸 불이다 수증기다로 옥신각신하고 있던데

5분쯤 더 걸어 굴다리를 지나닌 소방차가 무슨 일 있었냐는듯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아마도 그 수증기를 보고 누가 화재신고를 한게 아닌가 싶다. ㅋㅋㅋ

여하튼 별일 없어 다행이다.

먹다 남은 커피를 신발장에 꼬불쳐놓고(?) 1시간에 걸친 물리치료를 받고 나오니 빗줄기는 좀 가늘어졌다.

목 견인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데 계속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내가 결정하기 전에 의사선생님이

먼저 검토하고 뭐라 언급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음...그렇게 친절한 의사는 내가 아는한 읎다...아니 안계시당..

왕십리 2호선 역사는 지금 묶은 세월 때를 벗겨 내느라 한창 공사중이다.

기존의 낡은 타일을 저렇게 몰래 가리는 방식으로 공사는 진행중이다.

가뜩이나 좁은 계단이 살짝 더 좁아지겠지만여러가지여건상 이 방법이 최선책이었겠지...


2호선이 개통되면서 굴레방다리 한성고로 배정을 받아 지하철 2호선 허벌~나게 타고 다녔는데

이제 리모델링 하는 모습을 보니 그 때 생각이 난다. 20년이 넘은 얘기다.

요즘은 리모델링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서 이렇게 역을 폐쇄하지 않고도 공사가 가능하다.

광화문 교보빌딩도 맨 위 4개층만 비운 상태로 공사를 시작해한층 한층 공사를 마무리져서

아랫층 사무실을 완공된 윗층으로 보내는 신공법으로 사무실을 비우지 않고 공사를 한단다.

하긴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완전 새 아파트에 평수까지 넓히는거 보면 참 기술의 발전이란...대단하다.


스크린도어도 완공되고 천정공사 내벽공사까지 마무리 되면 쾌적한 2호선 왕십리 역사가 되겠지....
난 언제까지 이곳을 내가 사는 동네처럼 왔다갔다 할런지..


비가 오는 바깥세상이 티나는건 사람들이 들고 오는 우산에서 쏟아지는 물기 뿐이다.

아..2호선 한양대 성내 구간은 외부 구간이지...창밖으로도 비오는게 보인다.ㅋㅋㅋ

저질 폰카라 젖은 면바지가 눈에 잘 안띈다. 하지만 신발까지 흠뻑 젖은 바람에 집에 와서 드라이기로 5분 이상 말렸다.

깔끔한 내가 느므느므 피곤타.


자리에 앉아 있다가도 잠실철교 구간은 꼭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 풍경을 본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성난 하늘같은 비오는 날 풍경은 참으로 멋지다.

이럴 때 가끔은 DSLR이 생각난다.

아파트 마루 장식물에 빗방울이 계속 내리 꽃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저질 폰카에도 살짝이나마 느낌이 잡혔다.

난 왜 비오는 날이 좋을까...아...축축한 건 빼고...

대신 에어컨의 제습기능이 아주 고마울 따름이고...

서있는 사람은 오시오~나는 빈의자...

당신의 자리가 되드리이다...

그 노래가 생각나는 빈의자..

평소에도 트인 곳이라 사람들이 잘 앉지는 않는 의자이지만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살포시 여기 앉아 하늘을 우러르고 있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음...왠 광놈이래...ㅎㅎㅎ)

잠깐 별 거 없는 지난 한주를 잠깐 더듬어 볼까..


이마트 왕십리점의 새로 들어온 토끼..

항상 여러마리 있지만 꼭 튀는 넘 한마리가 있다.

이 날도 저 귀가 검고 얼룩소같은 토끼 한마리가 유난히 뛰어 다니는데 음...지르고 싶었으나 역시 자제를...


밤에 산책을 나가질 말아야지...괜히 나갔다가 평화의문앞에 탐앤탐스가 오픈한 걸 보고 참새가 방앗간

들어가듯 불쑥 들어갔다. (실은 커피 생각이 나서 지갑을 들고 나가긴 했지만...ㅎㅎ)

아이스라떼 톨 사이즈를 하나 사서 야밤이라 흔들리면 안되기에 횡단보도 차막이봉에 얹어 놓고...

나름 맘에 드는 사진이 찍혔다. 오픈 기념이라 주는 건지 1+1 쿠폰을 주네..굿...

탐앤탐스는 24시간 영업으로 승부수를 걸던데...여긴 몇시까지 할라나...야밤고양이 스타벅스팬이지만

가끔 날밤까는 날 커피 찾아 삼만리 한단다...

물리치료 갔다가...


죽사들고 병문안 갔다가..


새젖 쵸컬릿이라고 날 놀린 블라디보스톡 특산품(?) 하나 맛보고...

퉷~내 취향이 아니여~


새젖을 어떻게 짜서 만들까...한참 고민하는데 생물시간에 졸았냐는...뭔소린지...한참 생각했다는...

난 영어시간만 빼고 다 졸았다...쓰블...

차 한 잔 마시고 집으로 고고씽..


약속은 공항터미널 스타벅스, 주차는 현대 무역센터점.주자창 내려가는 길이 완전 돌고~돌고~~

조심했음에도코너에서 바퀴 살짝 접촉..그 잠깐의 접촉에도 왜 그리 굉음이 나는지...주차요원벙치고 보더라니..

백화점 무료주차권은 이럴 때 참 요긴하다. 2시간 무료주차...만약 코엑스 주차장에 주차하면....음 열라 비싸다.

문정동 부근에 김실장님 사무실이 있어서일 보고 로데오거리나 가봐야지 했는데배도 고프고 기운도 빠져서

집으로 가기로 하다가 동키 동크 건초가 떨어져서 건초 사러 홈플러스에 잠깐 들렸다가 오잉~그동안 봐둔

나이키스포츠샌들이 10% 세일을해준다기에 덥썩 사버렸다. ABC마트나 나이키 로드샵은 세일을안하는데

커피 두잔값 벌었다.



홈플러스에는 꽤나 독특한 토끼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날 보고 막~두 발 올리고 반겼는데

타이밍을 못맞췄더니 계속 외면모드라...


반바지에 신을 얄쌍한 런닝화 한 켤레 사고 싶었으나 나의 무지막지한 발이 신어보는 신발 족족항공모함

되는 관계로 반바지+런닝화는포기하고 그냥 샌달을 질러버렸다. 그나마 샌들 신으면 발이 작아 보이니...

할 수 없는 선택...


서울시 환경상을 받았단다..뭐 대단한가 싶었는데 신문에도 나오고 나름 아무나 주는 상은 아닌가 보다.

하긴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다닥다닥 붙여 지는 닭장처럼 보이겠지만 은근히 조경 공간이 넓고

동마다 기본적인 시야는 확보되게끔 설계를 한 아파트다.

탑상형 아파트가 섞여 있어 기존의 판상형 구조보다는 훨씬 독특함을 자아낸다.


가끔 길을 건널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좌측에서 튀어나오는 차들을 피할 시간을 벌 수도 있고 해서 우측통행을 유도하는 화살표인데

인생에서도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화살표로 알려주는 인생잣대가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안전한 인도로만 죽~가다 보면 항상 일정하고 비슷한 곳만 가게 되고,

때론 원하건 원치 않건 위험한 차도를 가로질러 딴 곳으로 가야할 때도 있고,

생각지도 않게 튀어나오는 차에 놀라는 사람, 부딪히는 사람, 다치는 사람도 있고...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은 방향인지...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안전한 길인지 위험한 길인지...

그걸 알면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겠지?


아무도 그걸 모르니 인생이란 그 두단어가 그렇게 한없이 의미심장한 단어가 되는걸테고..

여하튼 이쪽 방향~~

오늘 내가 가는 방향이 제발 옳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별 일 없던 지난 한 주...

별 일 있길 바람은 아니지만

고만고만한 시간들...무료하다.

사는게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