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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리플리 증후군.

나는 예전에 가끔 블로그에 리플리글을 올리며 혼자 키득키득 재밌어했다.

물론 리플리 컨셉 잡아 올린 글이라고 알리며 쓰는 장난 글이지만 그래도 은근 재밌을 때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진짜 리플리를 만나면 도망쳐야 한다. 무조건 정신적 혹은 금전적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하나면 네이버나 다음 카페를 이용하다 보면 배운 척 있는 척하는 리플리들을 가끔 보게 된다.

얼마 전에도 누가 올린 고민글에 법적인 상담을 해주는 댓글이 달렸는데 말도 안 되는 조언 속에 자기 허영을 자랑하는 내용이 숨어 있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은 잘 알아서 틀린 내용을 지적했더니 보통 정상적인 사람은 아 그러냐? 내가 착각했다 내지는 찾아보니 아 그렇네요.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이 사람은 더 해박한 척 헛소리를 시전 한다.

심심하던 상황이라 대댓글로 더 아는 척을 해주자 말이 막히는지 자기는 자기 일을 알아서 다 해주는 전담 변호사가 있어 세세한 건 신경을 안 쓴단다ㅋㅋㅋ 우와 인터넷엔 부자들 정말 정말 많다. 전담 변호사가 있는 분을 만나다니... ♡

아마도 본인은 모를 테지만 그 댓글들을 본 사람들은 아 얘 리플리구나 금세 눈치챘을 것이다.



학창시절 아는 선배를 만났을 때 그 선배의 후배에게 삐삐가 오자 내 친한 후배가 너랑 동갑인데 동석해서 술 한 잔 같이 할래? 물으면서 만났다가 그 후 친해진 한 녀석이 있었다.

내게 xx대학교 전자공학과 다닌다고 소개를 했는데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얜 가짜 대학생이었다. 내가 그걸 눈치챈 건 자꾸 허풍스런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나름 한 눈치하는 내겐 그 말이 거짓말임이 계속 들통나는 상황이었다.

혹시 대학도 가짜 아니야?란 의심이 들어 이런저런 학교 질문을 하면 고의적으로 대화를 피하는 걸 느낀 순간 확신이 들었다.

그때부터 얘를 어떻게 손절을 할까 고민하던 때 마침 수강신청을 하고 왔단 말에 이번엔 몇 학점 신청했어? 물었더니 140학점을 신청했단다ㅋㅋㅋ.

자기는 교수님이 인정하는 제자여서 자신만 특별히 타과 과목도 신청을 많이 했더니 140학점이나 신청을 했단다. 이를 어떡해ㅠㅠㅠ.

아 안 되겠다 싶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도 스토커처럼 연락이 자주 와서 몸이 아파 수술을 해서 요양을 해야 하니 당분간 외출을 못 한다고 뻥을 치고 이 인간을 끊어 냈다.

그 후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더니 자기도 까맣게 속았고 연합서클(동아리)에서 만나 친해진 후배라 전혀 의심을 안 했단다.

집엔 식모가 둘이나 있고 미국 여행 가서 사 왔다는 옷들은 다 국산 보세였고 이번에 부모님이 2000만 원을 들여 집안 인테리어를 싹 바꿨다는 애가 집구경 시켜달라는 말엔 눈이 동그래져서 이유도 못 달고 버벅거리다 자기 어머니는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낯선 이가 집에 들어오는 걸 싫어한단다ㅎㅎ

큰 피해 없이 끝난 인간관계지만 왜 금세 들킬 거짓말을 저리 하는 것일까? 정말 연구대상감이었다.

어후~~
여러 분~~~
저 갑자기 짜증 나서
롯데시그니엘 레지던스 가서
며칠 푹 쉬고 와야겠어요.

김비서~~~
김비서~~~
시그니엘 7박 8일 예약해~~~일시불루다~~어서!!!!!






p.s. 1
1960년 개봉 알랑들롱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와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멧데이먼의 리플리 강추합니다.

둘 다 OTT에서 보실 수 있어요♡




p.s 2
리플리 포스팅 기념 삼행시

리 : 리라 초등학교 나왔어요.
플 : 플레이보이지 회장님이랑 호형호제하는 사이예요.
리 : 리어카 내 리어카 누가 훔쳐 갔니? 고물 팔러 가야 하는데.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