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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어느 목사님.

A. 학생들이 교회 현관문에
대학부 행사 포스터를 붙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신 목사님

'너 이누무 새끼들, 누구 허락받고
여기다 맘대로 포스터를 붙여!!!!'

교회 행사 포스터라고 말대꾸 하는
청년들을 향해 목사님은
계속 쌍욕을 날리셨었다.

대학생 시절 A교회에서.

B. 예배를 진행하던 목사님이
중간에 찬송을 부르신다. 뒤에서
목소리를 낮춰
코러스처럼 찬송을 백업하시던
부목사님이 찬송가 가사를 틀리셨다.
정확히 3초간 고개를 돌려 부목사님을
노려보시던 목사님은
다시 온화한 미소로 돌아오셨다.

수년 전 B교회에서

C. 예배중 설교에 열중하시던 목사님이
어떤 상황설명을 하시다가
자신도 모르고 '씨'까지 발음하시려다
당황하고 말을 바꾸셨다.
우리 가족은 그게 C발의
씨임을 다 알아챘다.
집에 와서 그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난 욕을 거의 안 하는 스타일이라
욕이 입에 밴 사람들이 싫다.

2012년쯤 C교회에서.

옛날엔 교회를 헐뜯거나
목사님 흉을 보면
사탄 마귀 적그리스도의
틀을 씌웠다.

그게 수십년을 이어 오다 보니
교인들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이는 게
습관화가 되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이 보면
멍청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교회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도 다 알고 있다.
일반 사회에도
권선징악의 법칙이 있음을.

하나님의 세계에는
하나님이 계시니
하나님께 일을 미루는 것이다.

우리 가족들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다.

목사님 보고는 교회 못 다녀.
그냥 하나님 바라보고 다니는 거지.

나는 선데이 크리스찬이라
이런 말할 자격도 없지만
문득 옛 에피소드들이 떠올라
몇 자 적어봤다.

일부 목사들이 썩었지
믿음 좋고 존경 받을만한 교인들은
주변에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