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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뒷자리의 수준...


자유석인 학교에서

뒷자리 학생은 늘 딴짓을 하고

떠들어 댑니다.

자유석인 교회에서

뒷자리 교인은 늘 딴짓을 하고

두리번 댑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도 뒷자리를

교회에서도 뒷자리를 선호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떠들다 걸려서 혼난적도 있지만

교회에선 떠들거나 두리번 대지는 않습니다.

교회에서 뒷자리를 좋아하다보니

별의 별 수준이하의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교회가 좀 유명해지다보니

지나가다 구경오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성경책이나 찬송가 없이 와있는 커플들

뒷자리에 앉으면

그날 예배는 집중하기 힘듭니다.

제 앞의 앞의 앞에 앉은 커플은

계속 두리번 거리고 만지고

귓속말로 떠들고 그럽니다.

제 앞의 커플은 여자가 집중을 하지 못하고 계속 움직입니다.

게다가 옆에 놓은 싸구려 가방엔 뭐가 들었는지

계속 가방에 신경을 씁니다.

그리곤 뒷자리에 앉은 저를 신경씁니다.

계속 뒤를 돌아봅니다.

아마 제가 도둑놈같이 생겼나 봅니다.

물론 교회에도 교인인척 하고 들어와

가방에서 지갑을 훔쳐가는 도둑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확률상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들은

주일날 교회 가방에 중요한 물건 넣어 가질 않습니다.

의자 앉쪽 고리에 걸어두거나

일행이 있을 경우 자 자신과동행자 사이에 두면 훨씬 안전하고

눈감고 기도할 때 마음도 편할 것입니다.

성경책도 찬송가도 없이

교회에 놀러와 두리번 거리는 싸구려 커플 뒤에 앉은 댓가로

예배 내내 가방에 신경쓰고 자꾸 뒤를 흘깃거리는 여인네 뒤에 앉는 댓가로

예배에 집중하는데 두 배로 힘든 하루였습니다.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의 부류는

자신의 멍청한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지도 모르는

맹한사람들입니다.

짜증이 나서 평소에 조용히 부르던 찬송을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제 찬송가가 부담스러웠을까요?

계속 당황해하던 커플들

여자가 나가서 교회 비치용 찬송가를 들고 옵니다.

오늘 예배엔 핸드폰이 네번이나 울렸습니다.

교회는 놀러가는데가 아닙니다.

저도 진정한 교인이 아니라 부끄러운 부분이 너무 너무 많습니다.

다만 교회에 들어갈 때 경건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핸드폰은 끌줄 알고

성경책이 무거워서 좀 더 가벼운 성경으로 바꾸어

예배에 꼭 들고 다닙니다.

그리고 괜시리 두리번 거리거나 뒤척여서

뒷자리 사람의 경건함을 깨뜨리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자리 하나 잘못 잡아서

집중못하거나

짜증나는 무례한 사람들 만나서

흥분하는 제 모습도 유치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예의바른 사람

몰상식하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저도 그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