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잔상

흰색과 검은색


이게 에스프레소 커피잔이라는 "선입견"이 없으면 이건 그냥 하얀색 생크림 먹거리이다.

아래 까만 커피가 깔렸다는 "알고있음"이 없으면 뭐야 이 까만 것은..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하얀 생크림 이쁘기도 하고 달기도 한데

까만 커피는 향은 묘하지만 씁쓸하기만 하다.

하얀 생크림 밑에 까만커피가 씁쓸하게 깔려있다는 "팩트"를 알고

조심스레 입이 데이지 않도록 한모금 한모금 천천히 마시다보면

달고 쓰고 한 인생의 맛을 이 작은 커피잔에서 맛볼 수 있다.


어이구 이쁜 생크림이네...

확 달려들다간뜨거운 까맘에 깜짝 놀라고 입을 데일지도모르고

입언저리 혹은 곱게 차려입은 겨울외투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에스프레소 콘파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방식을 알고 있거나

원래조심스런 사람은 내용물이 뭔지 의심이라도 하고 조심스레 맛을 시도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커피 얘기를 하고 있다고,

에스프레소 콘파냐 얘기를 하고 있다고,

그것도 자기가 잘 아는 메뉴에 대해서 잘난척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글을 유치하게 썼던가..

너무 돌렸던가...

아니면...ㅎㅎ

처음엔 다 하얗다.

더더구나 우와...좋다고...반긴다.

마음까지 설레이게 한다.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면

밟히고 더럽혀지고 구석탱이에서 천대받기도 쉽다.

간혹 미끄러운 덫으로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끝까지 녹지않고 오염되지 않도 버팅기면

저렇게 시커먼 도둑놈발에 관심을 얻을 수도,

이렇게 누군가의 관심속에기록(!)이잠시 남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억과 기록과는 달리다 사라져버린다.

흑과 백은 고유명사가 아닌데

블랙앤화이트..

브랑누아..는

어찌하다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세상 것도 선점하면 내것이 되는 세상...

내 흔적을 남기기 위해선

저렇게 하얀세상을 검게 짓밟고 손으로 찍어 눌러야만 가능한건지..

그렇지 않을 방법을 연구하다보면

인생을 생각하고

그러다가하늘을 쳐다보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인생의지름길..

지름길인줄 알았는데 잘못들어 고생하는 사람..

너무 일찍 도착해서 지루한 사람..

지름길은 커녕대로변에서 길을 잃는 사람...

모두에게 미끄럽지도 않고너무 파헤치치 않아도 되는

좋은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새하얀 사람이 되고싶다.

나는 지금 너무 까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