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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비가 내린 11월 1일 일요일.

비가 오면 더 진해지는 단풍빛.
비가 오려고
어제 컨디션이 그리도 안 좋았구나.
창문을 여니 들리는 빗소리에 신났었다.

비가 오면 똥개처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이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만 지금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건
우산 안 쓰고 헌 츄리닝 입고
슬리퍼 끌고 나가서
비 쫄딱 맞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들어오는 거다.
머리에 꽃 하나 꼽고 나가면
난 이사 가야 할지도 모른다ㅠㅠ.

파리바게트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잠깐 동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들어왔다.

(위 이미지 : 네이버 TV DIMF 라이브 캡쳐)

원래 계획은 올림픽공원 핑크뮬리를
보러 갈까 했는데
예전에 입력해둔
DIMF 뮤지컬 콘서트 라이브방송 알림이 울려
그냥 집안에 퍼질러 누워 콘서트를 봤다.

오늘의 메인 게스트는
양준모씨와 윤공주씨.
양준모씨는 스위니토드에서
윤공주씨는 맨오브라만차에서
직접 본 기억이 있어 즐겁게 시청했다.

이런 갈라콘서트에 목말랐는데
오늘 내린 비로, 이 콘서트로
동시에 많은 갈증을 해소했다.

로봇 머리에 자동입력이라도 된 듯
비가 오면 생각나는 파전과 막걸리.

누구 하나 불러 낼까 하다가
나이들어 예약(?)없이 누굴 불러 내면
이것도 민폐다.

그래 또 나가자.
수퍼 가서 맥주를 하나 사왔다.

아까 사온 파리바게뜨 야채빵과
함께 호로록~~순삭했다.

야채빵은 옛날 크라운베이커리 야채빵
정말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크라운 베이커리.

그게 누구이던
좋아하던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늙었다는 증거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의 한 분이던

숀코네리께서 어제 영면하셨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namu.wiki/w/숀 코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