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잔상

세월 그리고

가라.
서둘러 가라.

한 밤에 후두둑 내리는 비에 쫒겨
봄기운 사라지듯 어여 가라.

미련으로 멈칫멈칫
그리움으로 발길 무거워도 서둘러 가라.

가는 곳 멀어도
가서 보면 게만한 곳 없을터이니
너 오늘 가고
나 내일 가자꾸나.


남은 한마리 녀석이 끙끙 앓는다.
그 소리가 애처롭다.
너희들 때문에 쏠쏠하게 즐거웠던거 다 기억한다.
하찮은 동물로 태어났어도 우린 참 좋은 인연이었지.
내일은 툭툭털고 꾸잉꾸잉 하며 먹이를 먹어주면 좋으련만 그리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우울하네 그려 ㅠㅠ

2009년 4월 처음 데리고 온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