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잔상

CD의 추억

카세트 테잎의 늘어짐이 냉동고에서도 리프레쉬 된다는 응답하라 1988내용이 낯설만큼 90년대엔 CD의 열풍이 불었었다.

피같은 용돈을 맘바쳐 투자하며 15000원 안팍의 CD를 사들이던 그 시절엔 신사동 신나라레코드였나 거기도 자주 가고 강남역에서 반짝 했던 타워레코드도 가고 교보문고 핫트랙스도 참 열심히 다녔었다.

그러다가 혁신적인 할인가격의 미도파 지하 파워스테이션이었나? 기울어가는 미도파로 사람을 불러모았던 그곳도 뻔질나게 들락거렸을 땐 나도 별 수 없는 청춘이었구나.

그때 15000원 정도면 지금도 적지 않은 가격대인데 지금 생각하면 헛돈 많이 썼다 하겠다.ㅋㅋㅋ

방안에 CD장식장과 CD갯수가 문화적 허영심을 채워주던 시절의 CD문화도 가버리 지금은 리빙박스에서 잠들어 있는 먼지 뭍은 CD 몇개를 꺼내봤다.

노트북엔 CD플레이어도 없는 세상. 저 구닥다리 데스크톱 컴퓨터가 없다면 저걸 틀 수도 없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97년도로 기억하는 접속이란 영화.
유니텔이 한창 인기이던 시절.
가슴을 두드리던 A lover's concerto.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대신한 혁신적인
CD전화번호부도, window95라는 단어도 모두 낯설다.

컴필레이션 음반을 사면서 대여섯곡은 맘에 들고 나머지는 쓰레기 섞어 놨다고 투덜대던 내모습을 기억한다.맥스, 나우는 내 주 구매 음반이었지 아마도.

98년도 PC잡지는 부록으로 영화가 담긴 CD매거진이 붐이었다. 유시원 명세빈이 나와 큰 호응은 받지 않은 걸로 기억하지만 내 인생에 폭~~빠져 사랑한 몇 안되는 드라마중의 하나인 '종이학'에서 JO가 부른 '내가 있을께'는 한 때 노래방 애창곡이었었다.

응답하라 1988에선 꽤 야한 영화를 훔쳐보는듯 했지만 패트릭스웨이지와 제니퍼 그레이 그리고 The time of my life를 오랫동안 추억하게 만드는 명화 '더티댄싱'. 아마도 이후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서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각인된 패트릭 스웨이지는 이제 고인이 되었다.

세월은 내가 아는 누군가를 자꾸 고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여하튼 비싼 용돈 축내며 그동안 우표, CD등등 쓰잘데기 없는 많은 것들을 모았었는데 역시 요즘 세대들도 피규어, 레고, 스타벅스MD등을 모으는데 어마어마한 돈을 쓰고 있는걸 보면 세월은 무한반복 인것 같다.
그들도 나처럼 언젠가 리빙박스를 열며 긴 한숨을 쉴 날이 아마도 오리다.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6년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별로 궁금하지 않지만 뭔가 설레임으로 기대감으로 맞는게 좋겠지?

그래~~어여 오렴~~~
행복할 2016년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