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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잔상

브라자와 몸빼 & 팬티와 스판바지.

세상 살며
쉬쉬~하는 것중의 하나가 유전, 즉 DNA이다.

긍정적인 것도 많겠지만
아주 부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다들 알다시피 질병이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방어하거나 노력해도
잘 피해가지 않는 유전력, 바로 유전병이다.

크게는 암부터 요즘 사람들에게 골머리를 앓게하는 탈모부터 비만등등 다양하지만
우리 외가쪽 가족력에는 희한한 질병
이 있는데 그게 바로 담이다.

뭐 그냥 불편한 베게로 잠 좀 잘못자면 누구에게나 흔한거 아니야 하겠지만
그게 조금 불편한 자세가 지속된다거나
몸에 조이는 무언가를 한 30분만 착용해도 그 부위가 꽉 굳어버리고 통증을 유발하는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질환이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브래지어에 대해 어린 나에게 불평을 하셨다. 이것만 하고 나가면 가슴이 답답해...답답해를 떠나 신경통이 생기신다는데 어린 나는 그 신경통이 뭔지 몰랐고 런닝셔츠를 개조해 그부분만 겨우 가려지는 불량 브래지어를 만드시는 모습에 참 신기하고 이상하게만 여기곤 했었다.

게다가 벨트를 하는 바지만 입고 좀 불편하게 외출을 하고 오시면 허리나 다리에 통증을 넘어서 마비가 오는 이상한 신경통 때문에 몸빼로 많이 알려진 고무줄 바지를 즐겨 입으셨고 그런 모습을 못마땅해 하던 어린 나는 제발 그런 옷 좀 사지 말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었다.

근데
그리고 엄청난 세월이 흐르고...

남자인 나는 다행히 브래지어는 안해도 되는 장점을 지녔지만 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어느새 혈액순환이 예전같지 않은 지금 몸에 꽉 끼는 팬티를 입고 허리 벨트로 바지를 꽉 조이는 행위(?)를 하면 허리에 담이 붙어 허리가 일자로 펴지지 않은 어머니와 흡사한 질환이 생기기 시작했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옛말은 어쩜 그리 딱 맞아 떨어지는지 물론 옛말이나 속담 중에 틀린 말 본 적이 없지만 참 어린시절 어머니 브래지어와 몸빼를 이해 못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건 불편한 옷을 입으면 단순히 조금 불편한 차원이 아니다. 몸에 마비와 함께 극심한 통증이 온다.
흔히 얘기하는 담증상이 몹시 심하다고 보면 된다.

같은 라인에서 출생한 형과 누이는 괜찮은데 나만 그렇다. 그래서 난 늘 허리벨트 할 생각은 꿈도 못꾸고 헐렁한 츄리닝이나 스판이 넉넉하게 들어간 면바지만 주구장창 찾게된다.
이제 멋은 엿과 바꿔먹어라~~가 되었다.

주변에 보면 여러 이유로 부모와 대화가 없거나 유심히 관찰할 기회가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유심히 살펴보면 아하~하는 것들이 있을거다.

병원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부터 가족병력 묻는 경험 한 번씩 다들 있을 것이다.
아주 작은 체질부터 나쁜 습관이나 하물며 식성이나 말투 심하게는 사기성이나 도벽까지 원치않게 물려받는 사람들도 진짜 많다. 바람둥이 아버지 때문에 이혼한 어머니와 살던 지인 하나는 자신도 바람둥이가 되어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좀 뛰어냐 외모외에도 주체못하는 정력이 숨어 있음을 알았다. 아마도 그 아버지도 그랬을거라 상상만 할뿐이다.

말로는 다 내 능력으로 이겨 낼 수 있다고 큰소리 치는 부류들이 있다만 그거 뼈를 깎는 노려과 고통이 동반되어지는 고행이다. 또 상당수 실패한다.

내가 받지 말아야 할 나쁜 유전자를 부모에게 받았다면 부모님을 원망말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서 뒤집으러 노력한다면 인생엔 커다란 밝은 빛이 비출 것이다.

그런 노력이 자신없다면 미리 알고는 있어야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욕하던 부모님의 어느 한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며 헉~하고 놀래는 당황함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힘든 세상 열심히 사신 우리 부모님은 몇가지 빼고는 좋은 점들을 많이 물려주셔서 그나마 양심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도 몸에 꼭 맞는 바지 입고 옛날처럼 멋좀 내고 살고싶다는.
담드는거...정말 싫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