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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수와 나한스

SNS 시 한 수 '연탄 같은 희망'

나이 드니 희망도 늙어 기운이 없다.
희망의 모양새도 비실비실 금세 꺼질듯한 성냥불 느낌이다.

희망은 깊은 절망 속에서도 피어난다. 다만 스스로 불꽃을 키우진 못하고 열심히 부채질을 하던 입김을 불어넣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도 피어나던 시절도 있긴 있었다. 그때만 생각하고 의지하면 언젠가 희망의 불꽃은 쉬이 사그라들 수밖에 없고 꺼져가는 작은 불씨를 불꽃으로 키워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릴 적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새벽에도 일어나 아궁이를 들여다보시던 엄마의 수고로움이 생각난다.

너무 편한 세상의 희망은 그걸 만만하게 생각하는 자들에게서 쉽게 그 불씨를 앗아가 버린다.

꺼진 불씨를 다시 피우려면 번개탄의 매캐한 연기와 식은 방안의 낮은 온도를 견뎌야 하듯 만만히 본 희망의 씨앗을 다시 키워내려면 우리는 수고롭고 힘든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내야 한다.

게을러 꺼뜨린 희망의 불씨가 사라진, 살찐 나이를 가진 누군가는 그래서 괴롭고 무의미한 삶을 일으켜 세워 줄, 피어나지 않는 미미한 불씨를 향해 부채질하느라 온몸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