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잔상

그들은 반려견(묘)에 의지하고 난 블로그에 기대었다.

H_A_N_S 2019. 12. 18. 21:27

사람...

사람처럼 좋은 게 또 어디 있을까요?
대화하고
스킨쉽하고
기타 등등.

그러나 사람은 어렵습니다.

작은 단어 하나에도 틀어지고
화가 날 수도 있고
눈빛 하나에도 이상함을 느끼기도 하고
손짓 하나에도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힘듭니다.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고
말없이 꼬리나 흔들어 주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반려견 반려묘에 정을 붙이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납니다.

저역시 누군가와 통화하고
카톡할 시간에
블로그에서 열심히 승인을 누르고
댓글을 달고 공감을 누르고
구독도 누르고 있습니다.

물론 가끔 지겨워
블로그를 쉬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시 찾게 되는 블로그는
누가 뭐래도 훌륭한 쉼터입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신구 선생님 말씀처럼
니들이 블로그맛을 알아?

지금도 여전히 사진 왜 찍어?
이게 너무 흔한 질문입니다만
블로그 한다는 소리 안 합니다.

여긴 건물 한 귀퉁이 창고방 같은
장난감이 쌓인 내공간입니다.
숨겨 놓진 않았어도
동네방네 여긴 내 보물창고야~~
떠들고 싶진 않습니다.

안 떠들어도 우린 창고방에서
보물 갖고 놀며
함께 하는 동지들이 있지 않습니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실은 블로그 보다는
사람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나이들수록
사람이 두렵습니다.

친할수록 존경하고 사랑해야 하고
가까울수록 말을 아껴야 하지만
끓일수록 우러나는 사골과 달리
사람은 오래될 수록
잡내가 나기 쉽습니다.

적당한 거리감
멀리 있는 거리감이 아니라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인간관계를 오래가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나 심심한데 뭐해?

이렇게 카톡하고
전화하던 습관이
이제 블로그 알림에 반응하고
댓글을 다느라 바쁜 습관으로 바뀌었습니다.

좀 외로운 습관이 되버렸지만
좋은 사람들과
더 좋게
더 오래가기 위해
필연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는
내일 올라갈 피로회복제 후기를
써놓고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지요?
이 소소한 잔재미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