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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01 :: I ♡ BUS(서울버스) (18)
일상과 잔상 2020. 2. 1. 01:47

기사님
감사합니다.
제 기사님은 아니지만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사람없는 버스 정류장에
차를 세우시고 앞문을
열었다 닫으시는
매뉴얼을 지키시는 기사님을 보며
청춘시절
연속 3대 버스 무정차로
친구들 약속에 30분이나 늦어서
화가난 제가 서울시에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버스는 지금은 번호만 살아있는
옛 범양여객 146번 버스입니다.
후끈한 본넷 옆에 앉아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도
너무 더워 18 18 거리셨던
옛날 버스기사님들의 애환,
지금은 왠지 이해가 갑니다.

호랭이가 담배피던 시절마냥
버스안에서 창문 열고 시원하게 담배 한대
태우시던 옛 끽연가분들은
그시절이 그립기도 하실 거 같아요.

요즘 저상버스 기사님들이
버스 베이에 정확히 내려주실 때는 모르다가
구형 버스를 아무데나 세워주실 때
버스에서 도로로 내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쿠~~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버스 높이에서도
세월이 느껴집니다♡

저는 지금도 자리양보를 참 잘 합니다만
요즘 사람들은 노인분이 빈자리가 없이
서있어도 나몰라라 하더군요.

이런 얘기를 어느 30대분과
우연히 한 적이 있는데
그 노인네 보다 젊은이가 더 피곤할 수도
있고 그렇게 힘들면 택시를 타야지
왜 피곤한 젊은이에게 자리양보를
강요하냐고 제게 되묻는데
아 더 이상 이런 얘긴 하면 안 되겠구나.
내가 꼰대가 되었구나.
당황한 적이 있지만
그 얘기를 한 그 사람은
늙어서 꼭 택시 타고 다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답니다.

노인은
버스에서
마음이 자리를 욕심내는 게 아니라
무릎이 절실히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posted by H_A_N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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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BlogIcon terranbattle

    저도 예전에는 무정차 종종 당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일이 없어지더라구요. 지침을 더 엄하게 지키라고 위에서 명령이 떨어졌나봐요. 요즘 사람들한테 자리 양보 받기보다는 제가 늙었을 때 택시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열심히 돈을 모아야겠어요ㅋㅋㅋ

    2020.02.01 01:53 신고
  2.  Addr  Edit/Del  Reply BlogIcon 소소한 H

    저 어렸을때 본댓 위에 앉아서 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그 시절이 재미있었는데 버스이야기로 인해 감성에 젖어버리네요ㅎ 감사합니다.^^

    2020.02.01 06:49 신고
  3.  Addr  Edit/Del  Reply BlogIcon sotori

    버스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잘 읽고 갑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무릎이 안좋으신 어르신들께는
    양보를 해드리는것이 좋곘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2020.02.01 10:40 신고
  4.  Addr  Edit/Del  Reply BlogIcon MingGu footprint

    아직도 메뉴얼을 안지키는 버스도 종종 보이곤 해요.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2020.02.01 11:00 신고
  5.  Addr  Edit/Del  Reply BlogIcon 바다야크

    저도 버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허용(?) 되던 시절부터 탔으니
    꽤 오랫동안 버스 기사님의 도움을 받아 왔네요.
    사람 대하는 직업이 참 어려운데 시민의 발로써
    아마도 많은 어려움을 겪으시겠죠.

    2020.02.01 12:21 신고
  6.  Addr  Edit/Del  Reply BlogIcon 바다야크

    승차할 때 가벼운 목례라도 해야겠습니다. ^^

    2020.02.01 12:22 신고
  7.  Addr  Edit/Del  Reply BlogIcon 남쪽숲

    공감이 갑니다.

    2020.02.01 14:32 신고
  8.  Addr  Edit/Del  Reply BlogIcon 골드만78

    옛추억을 가득담은 포스팅이군요

    2020.02.01 14:48 신고
  9.  Addr  Edit/Del  Reply BlogIcon Mr. Kim_

    예전 버스기사들은 터프가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젠틀맨이 많더라고요~ ㅎ

    2020.02.01 15:49 신고
  10.  Addr  Edit/Del  Reply BlogIcon 박작가님

    글이 참 좋네요. 여느 산문집읽는기분입니다. 일상글도 참 잘쓰시네요. 잘 보고갑니다.

    2020.02.01 16:08 신고
  11.  Addr  Edit/Del  Reply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노인은 마음이 좌삭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무릎이 찾는다는 말 기억 할게요^^

    2020.02.01 22:34 신고
  12.  Addr  Edit/Del  Reply BlogIcon 묭수니

    공감이 되는 글 잘보고갑니다.

    2020.02.01 23:35 신고
  13.  Addr  Edit/Del  Reply BlogIcon ilime

    요즘 버스 기사님들이 되게 친절하고 출발도 안전하게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저도 버스를 정말 많이 애용하는데 자리 양보도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네요 ㅎㅎ 정말 너무 피곤해서 곯아떨어지면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것 같아요ㅠㅠ

    2020.02.02 02:41 신고
  14.  Addr  Edit/Del  Reply BlogIcon 가족바라기

    자리양보는 배려죠

    2020.02.02 19:06 신고
  15.  Addr  Edit/Del  Reply BlogIcon 찌인나라

    버스탄지 참 오래 되었는데.. 버스는 버스만의 매력이 있죠^^ 사진도 글도 잘보고 갑니다^^

    2020.02.03 09:46 신고
  16.  Addr  Edit/Del  Reply BlogIcon 청두꺼비

    맞아요 . . 저는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는데 등산복 입고 계시면 절대 양보 안하고요. 정말 딱 봐도 서있기 힘드신 분이 보여요. 저는 바로 양보합니다. 특히 애를 업고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 애기 동반한 분은 무조건 일어 섭니다. 제가 훗날에 이런 친절을 받을 안 받을지 몰라도 현재는 해주고 싶어서요. 그리고 유모차 끌고 오는 사람도 그냥 문 열어줍니다. 고맙든 말든요. 그냥 측은해서가 아니고 훗날 내가 받고자해서가 아니라 그냥요. 글 잘 보고 가요. : )

    2020.02.03 23:12 신고
  17.  Addr  Edit/Del  Reply BlogIcon momo is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잠시 창문을 바라보며 옛생각을 하게 되네요. 공감누르고 갑니다.

    2020.02.04 11:29 신고
  18.  Addr  Edit/Del  Reply BlogIcon Jajune+

    맞아요.
    젊을 때는 관심 없으면 잘 모르죠.
    그래도 역지사지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젊은이의 말이 왠지 씁쓸하네요.

    2020.02.08 22:20 신고